백화점 업계, 큐레이터 경력직 채용에 적극 예술 관련 전담조직 신설하고 강화하는 중예술 공간으로서의 백화점 변신… 미술 거래까지
  • 롯데백화점 동탄점 미술 전시회.ⓒ롯데쇼핑
    ▲ 롯데백화점 동탄점 미술 전시회.ⓒ롯데쇼핑
    “미술 전공자 및 미술관련 경력자를 찾습니다.”

    미술업계에서 백화점이 전문가를 흡수하는 큰 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백화점이 미술 전공자를 앞다퉈 채용하고 나섰기 때문. 미술 관련 기획부터 마케팅을 추진하는 큐레이터(curator)부터 전시물을 안내하는 도슨트(Docent)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백화점이 최근 미술품 유통에 직접 나서면서 미술 전문가의 수요가 커졌다는 평가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미술 전공자에 대한 백화점의 채용 공고는 적지 않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2일까지 광주점에서 근무할 큐레이터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채용은 미술관련학과 대학 및 대학원 졸업자를 비롯해 미술 관련업계 경력자를 우대하는 것이 특징. 영어회화 및 작문 능력도 우대항목이다.

    다소 생소해 보이는 백화점의 큐레이터 채용은 사실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대규모 큐레이터, 도슨트 채용을 추진 중이다. 각 지역 점포별로 롯데백화점도 미술 전공자 및 미술관련 경력자를 대상으로 갤러리 전시 및 운영, 관리직을 모집한 것. 현재 진행되는 채용은 잠실, 인천, 동탄, 광주, 광복점 등 5개점의 6명 규모다. 

    이 외에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문화콘텐츠팀 미술전시기획자(아트디렉터)에 대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주요 업무는 현대백화점 아트 마케팅 전략 및 더현대서울 전시관 연간 전시 선정하는 큐레이션 업무 등이다. 

    백화점이 미술 전공자 및 경력자를 찾는 이유는 최근 예술 분야의 경쟁력이 백화점의 경쟁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품을 보기 위한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 미술품 거래의 중요한 플렛폼으로 백화점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이런 변화의 단초를 제공했다. 

    최근 백화점은 예술분야의 조직을 대거 보강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아트콘텐츠실을 신설하고 이안아트컨설팅 김영애 대표이사를 상무로 영입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월 국제갤러리 출신 최보경 팀장과 양민정 ‘뮤트뮤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각각 영입했다. 롯데백화점은 이 외에도 본사에만 큐레이터 2명이 상주하고 있다. 

    신세계는 일찍이 백화점을 열 때부터 미술분야에 각별했던 곳 중 하나다. 신세계백화점은 갤러리팀을 운영 중인데 1960년대 백화점이 오픈했을 때부터 존재했던 ‘신세계화랑’이 전신이다. 갤러리팀은 약 20명 규모로 모두 미술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미술 전시회의 기획 및 작가에 대한 접촉, 아트 컨설팅까지 모두 책임지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아트 페어, 예술 전시 등을 전담 하는 문화콘텐츠팀을 운영 중이다. 총 14명으로, 이중 전담 큐레이터를 비롯해 자체 갤러리 운영, 예술전시전 진행 등 현대백화점의 모든 문화콘텐츠 기획을 전담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공간에서 예술을 즐기고 또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하면서 예술과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며 “백화점 내 전시 등이 활발해지면서 앞으로 미술 전문가의 채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