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내일 테라 상폐 일부 투자자들은 보상 미련에 매도 못해 사기 입증 요원… 한동훈표 합수단 기대
  • ▲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야후 파이낸스 캡쳐
    ▲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야후 파이낸스 캡쳐
    K-코인 루나와 테라의 몰락 속 국내 투자자들의 대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루나가 퇴출되자 거래가 허용되는 해외거래소로 코인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다. 또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법적조치가 이뤄졌을때 보상을 받기 위한 '이력'으로 남겨두겠다는 기류도 상당하다. 시가총액 57조원이 증발한 99.99% 폭락장 속 투자금 대비 팔아도 남길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1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는 오는 20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루나(LUNA) 거래를 종료한다. 업비트내에서 거래는 불가능하지만 내달 19일까지 한 달 간 출금을 지원한다. 빗썸 역시 이달 27일 오후 3시부로 상장폐지한 뒤 한 달 간 출금을 허용한다.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중 코인원과 코빗은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했을 뿐 거래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거래소 역시 루나의 상폐를 두고 설왕설래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지난 13일 테라와 루나의 거래를 중단했다 반나절 만에 재상장했다. 이후 루나의 가격이 500배 이상 폭등했다. 또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27일부터 거래지원을 중단한다. 

    이에 '코인런'에 실패한 투자자 상당수는 코인 장기보유로 방향을 틀었다. 국내거래소 뿐만 아니라 해외거래소까지 상폐 시점, 상폐 유무가 갈리면서 거래소를 옮기며 보유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현재로선 팔아봐야 남길 게 없기 때문이다.

    억대 손실을 봤다는 한 투자자는 "업비트 상장폐지를 하루 앞두고 도저히 이 가격에 팔 순 없어서 해외거래소로 이전했다. 국내거래소는 언제든 닫힐 수 있다"면서 "당분간은 묻어두고 열어보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른 투자자는 "상장폐지를 앞두고 코인이 급등하는 상폐빔이라도 나오면 10배가 오르는데 밤잠 포기하고 시세만 보고 있다"면서 "마지막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실제 금융당국은 국내 4대 거래소의 루나 투자자는 28만명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최근 단타로 한방을 노리는 투자가 성행하며 투자자수는 30만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때 10만원을 넘어섰던 코인가격이 0.2원까지 하락하는 등 등락폭이 커지자 상폐빔으로 보이는 단타거래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한동훈 법무장관이 금융·범죄 합동수사단을 꾸리고 1호 수사대상으로 루나·테라 코인이 지정되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법적 보상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수사 과정서 유죄가 입증되면 신분이 투자자에서 피해자로 바뀌며 손실액을 일부 되돌려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보상이 이뤄지기까진 상당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합수단은 루나·테라 코인발행사인 테라폼랩스가 테라 코인에 돈을 예치하면 이를 루나로 바꿔주고 연이율 20%를 약속한 방식이 불법유사수신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약정한 이익을 돌려주는 게 폰지사기를 의심해볼 만하다는 의미다. 

    이와 별도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기존 테라 블록체인을 업그레이드 테라 2.0 생태계서 새 코인을 발행해 피해를 복구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테라와 루나는 각각 테라클래식, 루나클래식으로 명명하고 새로운 블록체인 '테라'에 기축 토큰으로 새로운 루나를 발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애크먼은 "루나 계획은 전체 가상자산 생태계를 위협한다"며 "업계는 기본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자체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