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특허심판원, 무효심판서 나노코 손 들어줘IP 유효성 승기 잡은 나노코... 고의 침해성·손해배상액 소송 이어가회사 매각 준비하던 나노코, CEO 교체 후 삼성과 소송에 '사활'
  • ▲ 삼성 2022년형 Neo QLED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 2022년형 Neo QLED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삼성전자 QLED TV에 특허 소송을 걸었던 영국 퀀텀닷(양자점) 소재 기업 나노코가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나노코의 소송에 맞서 삼성이 제기했던 특허무효심판(IPR)에서 미국 특허심판원(PTAB)이 나노코의 손을 들어줬다. 오는 4분기부터는 나노코가 본격적으로 삼성이 특허를 고의로 침해했다는 주장을 중심으로 손해배상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특허심판원은 최근 삼성전자와 나노코의 특허무효심판에서 나노코가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5개 특허 47개 청구에 대해 나노코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번에 특허무효심판 결과가 나오게 돼 나노코와 삼성이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나머지 소송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번 재판에서 패소하면서 나머지 재판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특허무효심판에는 항소가 사실상 불가능해 한번 결정이 나면 연계된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다는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특허무효심판에서 승소하면서 지적재산권(IP) 유효성을 인정받은 나노코는 나머지 재판에서도 승기를 잡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나노코의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테너는 "삼성과의 소송에서 첫 장애물이었던 IP 유효성을 인정받았고 우리에게 매우 유리하게 해결됐다"며 "이제는 삼성의 고의적 침해 혐의와 손해배상액 문제를 두고 재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나노코가 오는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소송을 전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유리한 상황이 된 나노코가 기존보다 손해배상액이나 라이선스비 등을 두고 삼성을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과 나노코의 특허 전쟁은 지난 2020년 시작됐다. 과거 삼성과 퀀텀닷 기술 개발 과정에서 협력했던 나노코는 이후 삼성이 퀀텀닷 기술의 핵심이 되는 'QLED TV'를 시장에 내놓는 과정에서 자사의 특허 5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텍사스에서 특허소송을 시작했다.

    소송이 진행된 지난 2년 사이 나노코는 CEO를 교체하는 등의 변화를 겪으면서 삼성에 대한 공격에 더 날을 세웠다. 나노코가 삼성에 특허소송을 제기하기 앞서 회사 매각 등을 추진하던 분위기와는 달리 전열을 갖추고 삼성과의 전면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나노코가 삼성에 처음 소(訴)를 제기했을 때 일각에선 매각 추진 과정에서 삼성의 QLED 기술을 걸고 넘어져 노이즈 마케팅에 나서는 방식으로 몸값 높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이 QLED로 글로벌 TV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이고 자사 QLED 소재 기술이 여기에 쓰이고 있다는 점을 내보이기 위해 특허 소송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일단 상황이 불리하게 된 삼성이 나머지 재판에서 나노코에 대적하기 위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QLED가 여전히 삼성 TV사업의 주력 제품이자 자존심이라는 점에서 삼성 측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