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로 전략기획본부장 맡아2015년 입사 해외사업본부장 역임전문경영인 체제 돌입… 적자 벗어날까 촉각
  •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단일 브랜드 매장) 토니모리 배해동 회장의 장녀 배진형 씨가 전략기획실로 자리를 옮겼다. 일반적으로 전략실이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을 리드하는 부서인 만큼, 진형 씨의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업계에선 봤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진형 씨는 올 3월부터 토리모리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다. 전략기획본부의 주요 업무는 본사의 중장기적 경영전략 및 영업전략 검토, 연결자회사 현황 분석, 관리 및 감독, 전략 실행 지시, 기존 투자건 관리 및 신규 투자 검토 등의 일을 한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배 본부장은 상기 모든 업무에 대한 기획과 최종 검토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1990년생인 그는 미국 뉴욕대를 졸업한 뒤 2015년 토니모리 해외사업부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평사원 시절이던 2016년부터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20년부터 올 초까지 토니모리 해외사업본부장을 도맡아왔다.

    올 3월 기준 진형 씨는 배해동 회장 27.81%(669만주), 배 회장의 배우자 정숙인 씨 12.6%(303만주)에 이어 지분 6.3%(151만5000주)를 보유한 3대 주주다. 그는 토니모리의 관계회사인 태성산업의 지분도 태성산업도 10%(1만8000주)를 보유하기도 했다.
  • ▲ 김승철 토니모리 신임 대표이사
    ▲ 김승철 토니모리 신임 대표이사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의 대표주자인 토니모리는 한때 화장품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토니모리의 매출은 2017년 2057억원, 2018년 1810억원, 2019년 1720억원, 2020년 1135억원, 지난해 1146억원으로으로 매년 감소했다. 2017년 적자로 돌아선 영업이익 역시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2017년 영업손실 19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 51억원, 2019년 3억원, 2020년 255억원으로 적자가 매년 쌓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13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토니모리는 재도약을 위해 오너 경영이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시켰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김승철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1989년부터 2007년까지 19년 동안 아모레퍼시픽에서 영업 마케팅부문에 몸담았다. 이후 2008년 토니모리로 소속을 옮긴 그는 마케팅과 유통을 맡았고 2017년부터는 토니모리의 글로벌 자회사 총괄 법인장을 역임했다.

    이와 함께 토니모리는 올해 글로벌 사업과 디지털 사업 등 새로운 영역에서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자사몰의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과 온라인 유통망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아세안 H&B 채널을 공략하고 유럽과 미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니모리는 과거에 비해 성장 자체가 멈춰있는 상태에 회사의 미래가 진형 씨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전사적인 체질개선과 함께 진형 씨의 역할이 한층 더 커진 가운데 토니모리가 올해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