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한 달간 5조원 순매수…신용 잔고 4일 연속 늘어반대매매 전달 대비 400억원↑…이자율도 줄인상증시 불확실성 여전…섣부른 바닥론 자제·보수적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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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경기 불확실성 우려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공격적인 베팅에 한동안 줄어들었던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한 악재에 불안한 증시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수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57% 하락한 2605.87에 마감했다. 이날 개인은 5786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에 지수는 내렸다.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날까지 1개월간 국내 증시에서 4조9789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8419억원, 1조1895억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3.65%, 코스닥은 6.25% 내렸다. 

    유동성 축소 국면에서 증시가 급격히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개인투자자들은 하락장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개미들이 하락장에 베팅하면서 그간 주춤했던 빚투도 증가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조64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7일 21조4906억원이던 잔고는 이후 4일 연속 증가 추세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빌린 주식매수 자금을 말한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23조원대였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초 22조원대에서 줄곧 줄어들다가 최근 들어 다시 점증하고 있다.  

    공격적인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지수 하락이 지속되면서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까지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2469억원으로, 2월(2078억원)과 3월(2090억원)보다 400억원가량 증가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주식 가치가 하락할 경우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청산해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다. 대내외 불확실성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반대매매 물량은 추가적인 지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용융자 이자율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은행권보다 높은 수준의 이자율을 보이는 신용융자는 제때 갚지 않으면 자칫 반대매매로 이어진다.

    신한금융투자와 DB금융투자는 신용융자 이자율을 내달부터 기존보다 각각 0.25%포인트, 0.2%포인트씩 인상키로 했다. 유안타증권도 지난 23일부터 이자율을 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다수의 증권사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율 상향조정에 나섰다.

    증시 상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중국 봉쇄 등에 따른 공급망 차질과 물가 상승, 달러 강세로 인한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국내 증시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때문에 섣부른 저점 매수보다는 보수적인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식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불확실성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되며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며 "물가와 연준 우려가 상반기에 선반영됐고 하반기에 그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단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인플레와 긴축 영향에 따른 본격적인 경기 둔화 양상이 증시에 새로운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