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 관심… SK·대한상의 넘어 경제계로 전파4대 그룹 등 76개사 ERT 가입… "기업 자발적 참여"'주주 이익 극대화→ 이해관계자 모두의 혜택' 의미 확대
  • ▲ ERT 언팩 강연자로 나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종현 기자
    ▲ ERT 언팩 강연자로 나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종현 기자
    "기후변화, 공급망에 대한 재편, 사회양극화, 포스트코로나 시대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업이 새로운 역할을 하겠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ERT 언팩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최 회장을 필두로 급격한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 국가적 위기에 기업들이 동참하기 시작하면서 경제단체 판도가 새롭게 재편되는 분위기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신(新)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ERT(Entrepreneurship Round Table, 신기업가정신협의회) 언팩과 동시에 ERT 실천기구 사무소가 출범했다. ERT는 대한상의 산하 실천기구로 있을 전망이다. 

    최 회장이 강조한 신기업가 정신은 새로운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내놓자는 것이다. 과거 '이윤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존 기업의 존재 이유 설정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회의 문제를 다양한 기술과 문화로 넘어보자는 것.

    이런 최 회장의 목소리에 함께 뜻을 모은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 그룹을 포함한 기업들과 미래에셋증권,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 금융사와 우아한형제들, 쿠팡, 쏘카 등 유니콘 기업 등 76개 기업이 함께한다. 특히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은 전경련 탈퇴 이후 오랜만에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 의미가 깊다.

    추가적으로 대한상의는 이날 선포식에 참석한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의 합류에 대해서도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ERT 언팩 강연자로 나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종현 기자
    ▲ ERT 언팩 강연자로 나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종현 기자
    ERT는 출발부터 기존의 경제단체와 다르게 시작했다.

    일반적인 경제계 행사와는 달리 정부나 정치권의 참석은 배제한 채 기업인들만 모여 진행됐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목적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의 경제단체는 회원사의 이익을 보장하고,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이익집단의 성격이 컸지만 ERT는 사회적 가치를 더 많이 지키도록 돕는 실천 기구이기 때문이다.

    ERT는 ▲경제적 가치 제고 ▲윤리적 가치 제고 ▲기업문화 향상 ▲친환경 경영 ▲지역사회와 상생 등 5대 실천과제를 토대로 공동챌린지와 개별챌린지로 기업들의 사회 변화에 앞장선다는 목표다.

    최 회장은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며 "누가 억지로 시켜서 기업이 변화하는 것이 아닌 자발적인 변화로 좋은 방향으로 지속될 수 있게 노력하다 보면,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 반기업정서도 사라지고 기업들도 국민들로부터 박수 받는 날이 오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지난 2019년 '소셜밸류커넥트(SOVAC)'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며 사회적 가치를 강조했다. 재계는 이런 최 회장의 선한 의도가 SK를 넘어 대한상의를 통해 기업들에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기업에는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주주의 최대 이익이 아닌 이해관계자 모두의 혜택이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엔 BRT가 있다면 국내에선 ERT가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서로 독려하고 이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등 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新)기업가정신 선포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등 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新)기업가정신 선포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