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의사록, 6~7월 두 차례 금리 0.5%p 인상 예고 자이언트스텝 가능성 낮아…시장 경계심리 완화 전망“6월 FOMC까지 연준 정책 둘러싼 불확실성 감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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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향후 두어 차례 더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인상할 수 있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FOMC 의사록 공개가 한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매크로 불안 요소들이 실물 경제에 잔재하고 있어 6월 소비자물가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인플레이션 및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감내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25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5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향후 여러 차례에 걸쳐 각각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석자는 “50bp(0.5% 포인트, 1bp=0.01%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이 다음 두어 번의 회의에서 적절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앞서 지난 3∼4일 FOMC 정례회의에서 22년 만의 최대 폭인 50bp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의장 또한 FOMC 뒤 기자회견에서 시장이 우려하는 0.75%p 금리인상, 즉 '자이언트스텝'은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6월과 7월 2차례에 걸쳐 각각 0.5%p 금리인상을 전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의록을 통해 연준이 시장 전망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예상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으로 돌리는 데서 멈추지 않고 긴축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빅스텝’ 행보를 예고한 셈이다. 

    특히 이번 회의록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60차례나 거론될 정도로 연준이 물가에 크게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회의록은 “모든 참석자는 물가 안정을 복원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라며 “경제전망 진행 상황과 전망을 둘러싼 위험에 따라 긴축적인 정책 기조가 점점 더 적절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긴축 기조로 돌아선다는 것은 시장이 전망하는 금리보다 연준의 기준금리가 더 높아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위원이 향후 몇 차례의 회의에서 50bp 인상할 것에 대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에 따라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언급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75bp 올리는 것)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것은 정책의 유연성을 갖기 위한 것”이라며 “물가 우려가 높은 만큼 빠른 긴축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경기 둔화 우려도 높기 때문에 향후 물가가 통제되고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졌을 경우, 연준의 긴축 강도는 약해질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록에서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내용은 거의 없었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몇 주간 증시 하락세를 견인해온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히 확인된다는 점에서 증시 불안 요소가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공개될 때마다 불확실한 변수를 유발해 시장 충격을 가했던 기존 의사록들과는 달리, 5월 FOMC 의사록은 새로운 내용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자체만으로도 시장은 안도했던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그러나 이번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 용어가 약 60여 회 정도 언급됐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연준 역시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은 있으나 인플레이션 방향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5월 FOMC 의사록은 악재가 넘쳐나는 현재 환경 속에서 일말의 안도감을 제공하긴 했지만, 6월 소비자물가와 6월 FOMC까지 인플레이션 및 연준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당분간 감내하면서 시장 대응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덧붙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또한 “연준이 FOMC 의사록 공개를 통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특히 한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점을 감안했을 때 관련 이슈는 수출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다만 엔비디아가 장 마감 후 러시아와 중국 영향으로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을 하회하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 여파로 여타 미국 기술주들이 시간 외로 하락하고 있어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