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GDP의 51.5%… 해외보다 국내 투자에 집중경영환경 불확실성 높아져…지속 가능한 미래 대비 차원포스코, 친환경에 30.3조… 현대차 3사, 모빌리티에 8.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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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과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 등 11개 대기업이 4~5년 간 투자하는 금액은 1060조6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올해 본예산 607조7000억원의 1.7배이며, 작년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2057조478억원의 51.5%에 달한다. 모두 윤석열 정부 임기 5년 내 마무리될 계획으로, 해외보다 국내 투자에 집중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계획은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인플레이션 우려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을 확고히 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투자 계획을 살펴보면 기존사업 강화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으로 수소·신재생에너지·SMR 등 친환경 사업과 모빌리티 사업이 공통적으로 포함됐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이슈가 되면서 친환경이 미래 생존을 위한 필수 먹거리로 떠오른 영향이다. 모빌리티 또한 IT기술의 발달로 의미가 확대되면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친환경 투자금 내역을 기업별로 보면 포스코그룹이 친환경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다. 그린 철강(20조원), 이차전지소재 및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5조3000억원), 친환경인프라(5조원) 등에 투입되는 금액만 30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의 주범이 아닌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변모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사도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 고도화(16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차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시설 확충에 속도를 낸다. 

    에너지 부분에만 14조원을 투자하는 GS는 금액 대부분이 소형모듈형원자로(SMR)와 수소, 신재생 친환경 발전 등 미래 에너지에 집중돼있다. GS는 향후 5년간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발전 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GS E&R과 GS EPS 등을 친환경 발전으로 신속히 전환한다.

    한화는 7조2000억원의 금액을 친환경 부문에 투자한다.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분야에 4조2000억원, 친환경 신소재 제품 개발에 2조1000억원, 수소혼소 기술 상용화 등 탄소중립 사업에 9000억원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탄소 포집 기술, 수소·암모니아 추진선 등 친환경 연구개발(R&D) 분야에도 7조원을 투자한다. 

    이 밖에 두산은 SMR(소형모듈원자로),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한다. 롯데는 롯데케미칼을 통해 수소사업과 전지소재 사업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리사이클과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 분야에서도 1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리사이클 제품 100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투자금액은 현대차그룹 3사가 가장 높았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완성차를 넘어 ‘인류를 위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롯데그룹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과 도심항공교통(UAM)을 중심으로 투자한다. 우선 롯데렌탈이 8조원 규모의 전기차 24만대를 도입한다. UAM 사업은 그룹이 보유한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지상과 항공을 연계한 국내 교통 인프라 구축에 힘을 보탠다. 시설 투자를 통해 연간 충전기 생산량을 1만대 이상 규모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한화도 우주항공(방산 포함) 분야 2조6000억원의 투자를 통해 UAM 등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 관련 시장을 개척하는데 앞장선다. 

    이 밖에 바이오와 로봇, 벤처생태계 구축 등 분야에 대한 투자도 공통적으로 거론됐다. 특히 대기업들은 미래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통 큰 투자를 약속했다. GS는 전체 투자액 가운데 약 48%에 해당하는 10조원을, 포스코는 2조7000여억원을, 롯데도 롯데벤처스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 투자 규모를 3600억원으로 확대한다. 

    재계가 투자계획을 밝힌 분야는 규제 완화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분야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월 발표한 ‘차기정부 경제‧산업정책 관련 기업의견 조사’에 따르면 차기 정부가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할 신산업으로 ▲AI(23.8%) ▲전기·자율차 등 미래자동차(20.3%)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16.9%) ▲바이오·헬스(14.7%) ▲로봇(8.7%) ▲수소산업(8.2%), 이차전지(5.6%) 등이 포함됐다. 

    재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과 잠재성장률 하락이 빨라지면서 신산업 분야 규제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며  “새 정부는 신산업에 대해 원칙 허용, 예외 금지의 네거티브 규제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의 탄생과 발전을 위한 혁신 환경을 조속히 마련해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