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산업동향…생산0.7%↓·소비0.2%↓·투자7.5%↓반도체 등 광공업생산 7개월만 감소…서비스생산은 증가세스태그 진입에 불확실성 '팽배'…경기동행·선행지수 동반 하락
  • 생산, 소비, 투자 트리플 감소.ⓒ연합뉴스
    ▲ 생산, 소비, 투자 트리플 감소.ⓒ연합뉴스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2년2개월만에 일제히 감소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심화되면서 성장률이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경기불확실성마저 팽배해 현재와 앞으로의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지수는 2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16.4(2015년=100)로 전달보다 0.7% 감소했다. 1월(-0.3%)과 2월(-0.3%) 21개월만에 두달 연속으로 줄었다가 3월(1.6%) 반등한 뒤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서비스업과 건설업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광공업, 공공행정에서 생산이 줄었다.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3.3% 감소했다. 7개월만에 증가세가 꺾였다. 광업과 제조업, 전기·가스업 모두 생산이 줄었다.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3.5%)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전달 33년여만에 가장 큰폭(7.1%)으로 생산이 늘었던 김치, 햄·소시지, 라면류 등 식료품(-5.4%)도 감소로 돌아섰다. 반면 고무·플라스틱(0.8%), 영상·음향기기(4.9%) 등에선 생산이 늘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7.0%로 전달보다 1.3%포인트(p) 낮았다. 전달 상승분(1.3%p)을 한달만에 고스란히 토해냈다.

    제조업 출하는 전달보다 2.3% 감소했다. 자동차(2.9%), 전기장비(2.4%), 의복·모피(6.6%) 등에서 늘었으나 화학제품(-4.3%), 반도체(-3.6%), 식료품(-5.3%) 등에서 줄었다. 내수 출하는 3.5%, 수출 출하는 0.8% 각각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1.4% 늘었다.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교육(-0.9%) 등에서 줄었으나 사적모임·영업시간 등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숙박·음식점(11.5%)은 물론 이·미용, 목욕탕 등 개인서비스업을 포함한 협회·수리·개인(8.7%)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운수·창고업도 2.6% 증가했다. 육상·수상·항공운송업, 창고·운송관련업에서 모두 늘었다.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조기집행 독려로 2개월 연속 증가했던 공공행정(-4.3%)은 감소로 돌아섰다.
  • 경기동향지수 동반 하락.ⓒ통계청
    ▲ 경기동향지수 동반 하락.ⓒ통계청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19.7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0.2% 감소했다. 2개월 연속 줄었다. 승용차 등 내구재(0.4%)와 의복 등 준내구재(7.7%) 판매는 늘었다. 반면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로 의약품 등 비내구재(-3.4%) 판매는 줄었다.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45조5463억원으로 1년 전보다 6.9% 증가했다. 면세점(-11.2%), 슈퍼마켓·잡화점(-0.4%), 대형마트(-0.1%)에서 판매가 줄었고 승용차·연료소매점(11.4%), 전문소매점(7.6%), 무점포소매(5.3%), 백화점(17.3%), 편의점(10.6%)에선 늘었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7.5%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9.0%)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2.1%) 투자가 모두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1.9%나 감소했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 도시 봉쇄령으로 현지 협력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멈추며 주요 부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진 여파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반등했다. 토목(3.0%), 건축(0.8%) 공사 실적이 모두 늘면서 1.4% 증가했다. 다만 건설수주(경상)는 도로·교량, 토지조성 등 토목(-23.7%)과 사무실·점포 등 건축(-2.3%)에서 모두 줄어 1년 전보다 6.6% 감소했다.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은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물가는 지속해서 오르는데 성장은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경기 진단과 전망도 밝지 않다. 경기동향 지수는 2개월 연속으로 동반 하락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1로 전달보다 0.3p 내렸다. 전달 6개월 만에 오름세가 멈추고 2개월째 하락했다. 비농림어업취업자수, 서비스업생산지수는 증가했으나 내수출하지수, 수입액 등이 감소했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전달보다 0.3p 내렸다. 지난해 7월, 14개월 만에 지수가 내린 뒤 10개월째 하락세다. 3개월 연속으로 기준치인 100도 밑돌았다. 장단기금리차, 경제심리지수는 증가했으나 기계류내수출하지수, 건설수주액 등이 감소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내놓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종전보다 0.3%p 낮추고 소비자물가는 4.5%로 기존 전망보다 1.4%p 대폭 상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