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부담 취약차주 급증금감원-카드사 TF 구성마케팅 최소화 등 대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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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이 신용카드 대금의 일부를 다음달로 이월하는 '리볼빙' 서비스가 최근 급증하자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를 소집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황이 이어지면서 취약차주 증가에 따른 부실 위험성이 커지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결제성 리볼빙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들을 소집해 함께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감원 주관으로 리볼빙 관련 회의를 진행 중"이라며 "금감원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결제성 리볼빙 관련해서 어떻게 관리할지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카드사의 리볼빙 이용 잔액은 크게 늘었다. 실제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이용 잔액은 지난해 말 14조84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17.8%에 달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6.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 실적(일시불+할부) 증가율이 13.4%인 것을 감안하면 리볼빙 잔액의 증가율 17.8%는 가입자의 대금 상환 능력이 그만큼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리볼빙은 수수료율이 높아 일시적으로 상환능력이 떨어진 취약차주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리볼빙 이용 잔액은 올해 들어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론 등 대출에 이용 제약이 생긴 이용자들이 우회적으로 리볼빙을 이용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 등의 조치가 9월 종료되면 취약차주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리볼빙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

    금감원과 카드업계는 이번 회의에서 리볼빙 이용 증가세를 둔화할 수 있는 대응책으로 마케팅 최소화 등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부터 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된데 비해 리볼빙은 DSR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카드사들이 리볼빙 신규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커피쿠폰과 모바일 상품권 등을 지급하는 판촉 행사를 펼치고 있어서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함구령이 내려져 구체적인 방안은 얘기하기 어렵지만 리볼빙 사용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 대응 방안이 곧 나올 예정"이라며 "대출받을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금융취약계층이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