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701조, 5개월 연속 감소한달새 1.3조 줄어 감소폭 확대전세대출 5851억 증가… 더 불어날 듯예적금 20조 우르르… 역머니무브 가속
  • 서울시내 한 아파트 단지ⓒ뉴데일리DB
    ▲ 서울시내 한 아파트 단지ⓒ뉴데일리DB
    국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게 축소되는 모습이다. 다만 전세값 급등에 따른 전세대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1조615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대비 1조3302억원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5개원 연속 감소세다. 감소폭도 전월 8020억원보다 5000억원 이상 늘었다.

    대출 감소폭 확대는 주택담보대출이 두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게 주효했다. 주담대 잔액은 506조6723억원으로 전월대비 5245억원 줄었다. 지난 2월 1657억원 대비 3588억원 더 줄었다. 최근 주택 가격 하방 압박과 거래 부진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용대출 잔액은 131조7993억원으로 6개월 연속 감소세다. 감소폭은 6613억원으로 최근 6개월 중 가장 작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의 첫 기준금리 인상 이후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거리두기 해제와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파트 분양 열기는 시들해졌지만, 집단대출은 868억원 늘어나며 159조6009억원을 기록했다. 세 달 연속 증가세다. 전세대출도 5851억원 늘어난 132조4582억원으로 집계됐다.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오는 8월 전세계약 갱신 청구권을 이미 행사한 세대의 전세 만기가 도래하면 전세대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은행권은 전망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임차 보증금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반전세 혹은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많아 대출수요가 급격히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에 따라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820조9374억원으로 한달새 18조2527억원 증가했다. 특히 정기예금 잔액은 679조7768억원으로 전월대비 19조1369억원 늘었다. 정기적금도 36조7597억원으로 8006억원 증가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기 예·적금에 돈이 몰리면서 은행들의 금리도 인상됐다. 우리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p 인상했고, 신한·하나·농협은행도 0.25~0.4%p 올렸다. KB국민은행도 최대 0.3%p 높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빚투 열풍이 꺾이면서 신용대출이나 주담대는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전세대출은 DSR 규제도 적용되지 않아 당분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조달비용도 오르는 만큼 정기예·적금 유치 영업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