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쿠팡 위탁 물량 월 360만개 빠져나가노조, 생계 보장 대책 요구…강력투쟁 예고 한진 “고객사 추가 확보·쿠팡과 추가 협의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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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쿠팡이 자체 배송을 확대하면서 그동안 위탁 배송을 맡아왔던 한진택배에 비상이 걸렸다. 대체 물량 확보로 분주한데다가 물량 이탈로 인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강력 투쟁을 예고한 노조 문제까지 겹치면서 풀어야 할 과제도 늘어났다. 

    3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한진택배 노조의 파업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쿠팡이 오는 14일부터 경기·강원 등 60개 지역의 물량을 자체배송으로 전환하면서 위탁사인 한진택배가 맡아오던 물량이 대거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면서부터다. 

    쿠팡이 위탁한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진택배는 타격이 크다. 

    쿠팡의 자체배송 전환으로 인한 물량 감소는 월 360만개로 추정된다. 이는 기존 한진택배가 배송하던 물량(월 700만개)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지역에 따라 이달 12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한진이 위탁받던 물량이 순차적으로 쿠팡 자체 물량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택배노조 한진본부는 사측에 줄어든 물량으로 인한 생계 보장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이미 쿠팡 물량이 빠져나간 경기도 이천, 평택, 경주의 경우 배송 물량의 50% 가량이 급감하면서 급여가 절반 이하으로 삭감됐다”며 “쿠팡 물량이 고스란히 빠져나가 심각한 생계의 위협이 되고 있고 고용불안도 야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한진택배에서 배송하는 쿠팡물량은 한진 본사 물량의 15% 정도다. 노조는 중소도시와 군 단위에 위치한 한진택배에 40~70%의 점유율로 집중돼 있어 쿠팡 이탈 예정지역의 한진택배노동자들이 심각한 생계위협에 처해있다고 주장한다.

    한진택배는 노조 측에 ▲추가 물량 확보 ▲택배노동자들의 분류작업 투입(분류비 지급)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지만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갈등 봉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쿠팡 물량 이탈로 인한 월수입 삭감이 200만~300만원인데 분류작업비용은 이를 메꾸기에 부족한데다 분류작업 투입이 과로사를 유발할 수 있어 실질적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지적이다. 

    한진택배 노조는 단체 투쟁 여부도 검토 중이다.

    노초 측은 “한진택배가 책임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택배노조 한진본부는 이달 내 생존권 대책 마련을 위해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쿠팡 이탈지역에 대해 일정 기간 특별수수료를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한진택배는 추가 고객사 유치를 통해 쿠팡 물량 이탈에 따른 택배기사의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진 관계자는 “공영홈쇼핑을 비롯한 다수의 대형 고객사로부터 물량 약 357만박스(월 단위)를 유치해 쿠팡의 배송 전환 정책으로 급감한 물량을 완화시킬 수 있는 조치를 하고 있다”며 “쿠팡과도 다각적인 협의를 통해 추가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대한통운 노조는 대리점연합에 일부 조합원에 대한 계약 해지 철회를 주장하며 지난달 23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체국택배 노조도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오는 14일 1차 경고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