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대형 현장 준공 여파…1분기 93% 감익지연 8500여가구, 인허가…연내 1.2만가구 공급 예정'역대 최고' 수주잔고 기반 '실적 정체' 현상 해소 가능성
  • ▲ e편한세상 둔산. ⓒDL건설
    ▲ e편한세상 둔산. ⓒDL건설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DL건설이 2분기에는 순연된 현장들의 착공으로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해 4분기 대형 현장 준공에 따른 기고효과로 인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풍부한 주택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본궤도 진입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2분기에 매출 4429억원, 영업이익 272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은 1분기 3332억원에 비해 32.8% 늘어난 수준이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39억원)은 7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1분기 실적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DL건설은 1분기에 매출의 경우 전분기(6342억원)에 비해 47.4% 줄어들었으며 영업이익(596억원)은 6%대로 쪼그라들었다.

    건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사업에서 'e편한세상 계양 더프리미어', 'e편한세상 복현' 등 대형 정비사업 관련 준공 정산 효과로 인해 전분기에 합병 후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다.

    때문에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DL건설의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대형 주택정비사업이 다수 종료된 데다 신규분양마저 지연됐기 때문이다. 주택 착공 가구 수는 지난해 1713가구로, 2019년 5385가구나 2020년 7329가구 등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게다가 도시정비사업 매출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증가한 원가율도 수익성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착공 부진에 따라 도시정비사업 매출이 지난해 1분기 98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39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원가 상승으로 원가율이 같은 기간 80.5%에서 91.6%로 10%p 이상 뛰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그러나 고꾸라진 실적에도 2분기에 반등할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주에 있다.

    최근 4년 동안 주택을 중심으로 한 수주 증가가 이어지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수주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1분기 수주잔고는 5조585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5조3241억원에 이어 2년 연속 5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1분기 매출 기준으로는 4년가량 먹거리를 확보한 셈이다.

    지난해 지연된 물량 8500여가구의 대부분은 인허가 절차 등을 마치고 분양이 임박한 상태다. 올해는 해당 물량을 포함해 1만2694가구를 착공할 계획으로, 실적 정체 현상이 이내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기존 사업장 준공 이후 신규 현장의 착공 순연 등으로 매출 규모가 다소 위축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확대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지난해 분양 지연에 따른 영향으로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정사업 분양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외형이 재차 확대될 것"이라며 "예정사업에서 기성불사업과 정비사업 비중이 높아 미분양 위험 수준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DL건설의 진행 주택사업장의 지역별 구성을 보면 과거에는 모회사 DL이앤씨를 비롯한 국내 상위권 건설사들보다 지방 현장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으나, 최근 들어 ‘e편한세상’ 브랜드를 앞세운 경쟁 중견건설사에 비해 우수한 수주경쟁력으로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내 대규모 정비사업에서 양호한 수주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1분기 기준 진행사업장에서 서울 및 수도권 비중이 60%를 상회하고 있으며 지방 광역시까지 포함한 비중은 약 82%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장 구성의 변화는 분양위험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홍석준 실장은 "정비사업이나 기성불 위주의 도급계약을 통해 분양위험을 완화하고 있으며 일반 도급사업에서도 공사비가 90% 이상 확보된 경우에만 수주를 진행하고 있어 부동산 경기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을 일정 수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DL건설 측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장기화 등 글로벌 이슈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공사 현장 자재 수급 이슈가 생기면서 일부 현장의 착공이 지연됐다"면서도 "향후 공사에 들어가는 현장들을 충분히 수주해둔 만큼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DL건설은 디벨로퍼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주택건축사업본부 내 디벨로퍼팀을 구축한 데 이어 최근 금융권 개발인력 영입을 비롯해 사업 초기 인허가 검토 및 기획 부문 강화를 위해 엔지니어링 경력직을 채용했다.

    팀 구축 이후 충남 아산시 음봉 일반산업단지 내 공동주택용지를 매입해 첫발을 내디뎠다. 연내 사업권 4000억원과 수주액 4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DL건설은 단순도급을 넘어 시행사와 함께 에쿼티 공동투자가 가능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편이다. 1분기 기준 유동비율은 246%이며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5049억원에 이른다. 또 차입금의존도 14.7%, 부채비율 66.4%로 재무건전성도 우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