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전, 같이 소통하고 의논해 보자" 제안노조 악수 조차 거절당분간 외부 집무실서 업무볼 듯
  • ▲ 강석훈 신임 산은 회장이 노조원에 가로막혀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 강석훈 신임 산은 회장이 노조원에 가로막혀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강석훈 신임 산은 회장의 첫 출근길이 노조에 가로 막혔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공약인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임무를 띤 새 회장을 은행 안으로 한 발짝도 들이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던 중 노조원들의 항의에 출근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강 회장은 "부산 이전에 대해서도 같이 소통하고 의논해 보자"라면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른 아침부터 '낙하산 반대', '관치금융 철폐' 팻말을 들고 스크럼을 짜고 출근저지를 준비한 노조를 넘어서지 못했다. 또 노조원에 악수를 건넸으나 거절당했다.

    산은 노조는 부산 이전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강 회장의 출근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강 회장이 부산 이전 계획을 철회하도록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하겠다고 합의하기 전까지는 은행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강 회장은 취임식도 못한 채 당분간 외부 집무실서 업무를 볼 전망이다.

    산은 노조의 반발은 예상된 수순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 대선 과정서 산은 본점 이전이 주요 공약으로 떠오르면서 국책은행인 산은이 반대 후보를 공개 지지 선언하는 등 지방이전에 극렬하게 반대해왔다. 

    특히 산은 본점 이전이 윤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직원들의 동요는 현실화되고 있다. 과장·대리급 젊은층을 중심으로 은행권 및 공공기관 등으로 10여명이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 계획이 구체화되면 산은을 떠나는 직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강 신임 회장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박근혜정부서는 경제수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정책특보를 맡았다. 인수위원회서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그는 전날 임명 직후 "어려운 시기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산은 전 구성원과 함께 마주하고 있는 당면 과제를 풀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