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사장, '밀라노 디자인 위크'서 트렌드 분석전사 차원 고객경험 중심 제품·서비스 발굴 모색LGD, 미국서 투명 OLED 솔루션 제시 신시장 개척구광모 회장 취임 후 줄곧 '고객 가치' 경영 강조"일하는 방식도 바꿔라"… 조직문화 변화 실행도
  • 구광모 LG 회장. ⓒLG
    ▲ 구광모 LG 회장. ⓒLG
    올해 취임 4주년을 맞는 구광모 LG 회장이 '고객가치'를 경영 키워드로 내세우며 그룹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계열사들은 구 회장의 주문에 따라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이종산업 협업'까지 불사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최근 이탈리아에서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2'를 방문했다.

    조 사장은 보쉬지멘스, 스메그, 몰테니앤씨, 모오이, 렉서스, 이케아 등을 찾아 다양한 분야의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살폈다.

    이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구, 자동차, 인테리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분석해 산업 간 경계를 넘어선 디자인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사장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구, 자동차, 인테리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해 산업 간 경계를 넘어선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 2022'에도 참가했다.

    전시회에서 LG전자는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제시했다. 투명 올레드는 화면과 화면 너머를 동시에 볼 수 있어 리셉션, 지하철, 박물관, 호텔 등 고객 상호작용이 중요한 공간에서 특히 활용도가 높다. LG전자는 차별화된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지속 제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도 라스베이거스에서 주요 고객사들을 초청해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을 열고 국내외 고객사 및 유망 스타트업과 협업한 신개념 투명 OLED 솔루션들을 선보였다. 이종 산업과의 전략적 협업 등을 통해 미래 성장을 견인할 시장창출형 사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이전에 없던 고객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시장창출형' 사업을 적극 추진해 가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조주완 LG전자 사장(가운데)이 이탈리아에서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2'에서 LG전자 전시부스를 찾아 식물생활가전 컨셉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 조주완 LG전자 사장(가운데)이 이탈리아에서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2'에서 LG전자 전시부스를 찾아 식물생활가전 컨셉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LG 계열사들의 이종산업 협업은 '고객경험'을 강조하는 구 회장의 경영 철학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후부터 줄곧 '고객경험'을 강조해왔다.

    구 회장은 2019년 첫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천명하고, LG만의 고객 가치를 정의했다. 이듬해에는 "모든 것을 고객의 페인 포인트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으며, 2021년에는 "고객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공감, 집요한 마음으로 고객 감동을 완성해 LG의 팬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올해도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위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나가자며,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지속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재무지표 목표가 사업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던 구 회장은 최근에도 계열사들에 "고객경험을 강화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G전자는 고객경험 강화를 위해 기존에 없던 신개념 제품들을 선보이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 내부에서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기존 제품이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의 '역체감'을 형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스탠바이미'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시청 자세에 맞춰 화면 위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등 기존에 없던 폼팩터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올해 1월 선보인 'LG 업(UP) 가전'도 판매에 그치지 않고 사후 서비스를 통한 고객 만족을 위한 사례 중 하나다.

    이종산업과의 협업에 나선 것도 궁극적으로 가구 등 다른 제품에까지 LG만의 기술을 담아 경험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구 회장의 주문에 따라 LG전자는 조직문화도 변화시키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달 온라인 미팅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들은 강력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미래를 주도하기 위해 민첩하고 즐거운 LG전자만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전 임직원들에게 보낸 CEO 레터를 통해서도 "바꿀 수 있는 것들 바꿔봅시다.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 것들도 바뀌봅시다. LG전자 새롭게 태어나봅시다"라며 조직문화 변화를 위한 실행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말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CS경영센터를 고객가치혁신 부문으로 승격시켰다. 또 H&A와 HE사업본부 산하 고객경험혁신실과 최고전략책임자(CSO) 부문의 AI 빅데이터실 등의 담당 조직도 격상했다. LG전자에서 고객 관련 업무를 하는 임원은 정연채 고객가치혁신부문장(부사장)을 비롯해 7명에 달한다. 기존에는 1명에 불과했다.

    구 회장은 이달 진행하고 있는 전략보고회에서도 고객가치에 기반한 미래준비를 위해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을 심도있게 논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