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1심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구현모 대표 벌금형 약식명령 불복 재판 진행중디지코 전략 기반 최대 실적 달성 등 긍정적 시그널 속 "의혹 해소 우선돼야" 지적도
  • KT 광화문 구사옥 ⓒ연합
    ▲ KT 광화문 구사옥 ⓒ연합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된 KT 전직 임원들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KT 전 대관 담당 부서장 맹모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정치자금법 위반)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업무상 횡령)을 각각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직 임원 3명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KT 법인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황창규 전 회장이 재임시절(2014년 5월~ 2017년 10월) 법인 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되파는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3년 5개월간 비자금 11억 5000만원 가운데 4억 3790만원을 19·20대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360회에 걸쳐 불법 후원금으로 준 혐의를 받는 것.

    구현모 대표는 황 전 회장의 비서실장과 경영기획부문장을 지내면서 쪼개기 후원에 명의를 빌려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이후 법원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1500만원의 벌금형 약식명령을 내렸다. 구 대표는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받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쪼개기 후원 리스크가 구 대표의 내년 연임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치적 외풍이 심한 KT 구조상 구 대표에 대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KT새노조측은 "KT의 ESG 경영 취지에도 안 맞고 회사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며 "(구 대표가) 현직 KT 대표이사로서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편에서는 KT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7년 반만에 주가가 최고가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연임이 문제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 대표의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이 통했다는 점에서 공을 높이 사야된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이 기대된다"며 "구 대표의 탈통신 전략이 먹혀들어가면서 주주들에게 가시적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