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금리 5%대 돌파…추가인상 가능성매입임대 공급…슬럼화, 관리 부실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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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임대차3법 개선안을 포함한 첫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관련업계에선 현실적인 세부 지원 방안이 나온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임대차 시장의 안정으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한다.

    우선 정부는 향후 1년간 갱신계약이 만료되는 임차인을 대상으로 버팀목 전세대출의 보증금과 대출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임차인은 당장 계약갱신으로 인해 오른 보증금을 충당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대출 증가는 향후 가계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한 번에 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도 오는 7월 '빅스텝(금리 0.5%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리 인상은 대출 상환 부담과 직결된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 4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평균 금리는 5월 말 기준 연 3.26~5.35%로 5%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8월 말의 연 2.71~3.64%과 비교하면 2%p(포인트)가량 오른 수치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0.5%였던 기준금리를 지난달 1.25%로 끌어올린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계속 증가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대출 한도 증액이 금리 인상 기조와 맞물려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하고, 시장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임대차 시장에선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월세 거래량은 12만4189건으로 전세 거래량(12만3804건)을 추월했다. 전체 임대차 계약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7.8%에 달했다.

    또다른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으로 제시된 매입임대의 경우 실질적인 공급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매입임대는 기존 다세대·다가구 빌라 등을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 지원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매입해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재임대하는 공공주택이다. 대규모택지개발사업 대상지가 고부족한 서울에서 최대의 효율을 발휘하고 단기간 내에 공급할 수 있는 주택 형태라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거주지 근처에 임대주택이 들어오는 것을 꺼려하는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 내 적잖은 기초자치단체들이 주민들의 반대 민원이 빗발친다는 이유로 매입임대 공급을 중단해다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입임대는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로서 애초에 전세 시장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며 "임대주택 밀집으로 인한 슬럼화, 관리 부실, 꼼수 입주 등 부작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