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D램 3~8% 하락 전망... 낸드 최대 5% 하락 가능성'엔데믹' 영향 줄어든 수요... 재고 늘지만 감산 어려워"상반기 메모리價 저점이라더니"... 불확실성 확대, 실적·주가 악영향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메모리 반도체업황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다가올 것이라던 하반기에 오히려 D램과 낸드 플래시 가격이 함께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도 하반기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2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오는 3분기 D램은 제품에 따라 3~8% 가량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낸드 플래시도 최대 5%까지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고정거래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 초 8.09% 가격이 떨어진 이후 보합세를 이어가다가 지난달 들어 다시 1.76% 하락한 3.35달러를 나타내 이후 추가적인 가격 하락 가능성을 키웠다.

    트렌드포스는 PC와 스마트폰용 D램 제품 가격이 8% 이상 떨어지며 전반적인 D램 가격 하락세를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급증했던 PC 수요가 엔데믹 국면을 맞아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고 D램 재고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PC 수요는 부진해졌는데 PC용 D램 공급사들은 공급을 당장 줄이기 어려워 재고가 늘고 결국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봤다.

    모바일용 D램은 이미 생산 비중을 줄이는 작업에 돌입했다. 그나마 수요가 견조한 서버용 D램으로 전환해 제조할 수 있어 PC용 D램에 비해선 재고와 가격 상황이 안정적인 편이다. 하지만 이미 2분기부터 스마트폰 수요 부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기존 재고를 소진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모바일용 D램에 대한 니즈가 줄어든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나 중국의 봉쇄 조치에 더해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문제가 본격화되면서 가전제품에 쓰이는 D램도 출하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 제품들도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줄어드는 구조를 벗어나기 어려워 결국 3분기에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3분기 낸드시장에서도 D램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낸드 제조사들의 생산량은 매달 증가하는데 PC나 스마트폰, IT 기기들의 수요는 점차 줄고 있어 가격이 최대 5%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트렌드포스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재고 감소에 나서고 여기에 인플레이션까지 겹쳐 3분기 낸드시장엔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미국 낸드 제조사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키오시아의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공급량이 늘고 있다는 점도 낸드 가격 하락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낸드시장에서도 소비자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과잉으로 전체 낸드 가격 하락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기업용 SSD 가격은 3분기에도 유지될 것이 유력하다. 데이터센터 등에서 SSD 수요가 여전히 크고 그에 비해 공급 상황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크지 않아 가격이 유지될 수 있다. 3분기에는 기업들이 SSD 구매를 늘리려는 움직임도 포착돼 낸드 가격 방어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초만 해도 시장에서는 반도체 가격이 상반기 중 저점을 찍고 하반기엔 반등을 시작하면서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후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IT 수요가 급속히 감소하기 시작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발하며 인플레이션이 촉발되며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경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반도체업계에도 불안감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메모리 시장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가격 하락 가능성과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 실적 전망도 불투명해지면서 주가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받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의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하반기 이후에는 보다 방어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과 SK 모두 미래 반도체 먹거리를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예정하고 있어 하반기 이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투자 전략에도 완급 조절에 나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