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4.8만원, 카뱅 3.4만원급격한 금리 인상에 경기 하방 압력 커 기업 및 가계 신용 리스크까지
  • 한때 금리인상 수혜주로 꼽혔던 금융주가 맥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빅스텝 가능성이 뒤따르면서 금융권의 이자수익 확대가 예상되지만 가파른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가 전체 주가를 끌어내리는 양상이다. 

    KB금융지주는 23일 오전 장중 한때 4만7900원까지 추락했다. 전날 52주 최저가였던 4만8650원을 단숨에 새로 썼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낙폭이 가파르다. 22일 3만7800원에 52주 신저가로 장을 마감했는데 지난달 30일 4만3450원에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한달도 채 되지 않아 13%나 추락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역시 낙폭이 한달새 각각 22%, 12%나 됐다.

    한 때 시가총액 1위 금융주로 각광받던 카카오뱅크의 하락폭도 만만치 않다. 금융주와 기술주 간 경계에 선 카뱅은 지난 3월 31일 5만2000원을 기록했던 데 반해 전일 거래는 3만2950원으로 마쳤다. 석달 만에 37% 주가가 증발한 셈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도 두달 여 만에 15% 주식이 빠졌다. 

    금융주는 금리인상 시점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손꼽힌다.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커져 은행의 수익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단박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에 자산 건전성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주가 힘을 못쓰는 형국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와중에 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기업의 신용악화로 연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1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짊어진 은행권의 여신 관리도 난항이 예상된다. 

    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이자장사 경고' 역시 은행의 수익성을 어렵게하는 요소다. 이 원장이 최근 금리인상에 따른 은행권의 예대마진 확대를 지적하자 케이뱅크, NH농협은행은 주요 상품의 대출 금리를 전격 인하했고 우리은행은 예금 특판 상품을 출시했다. 다른 은행들은 이자 인하 여력이 있는지 살피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추가 주가 상승 여력이 적다는 의견도 뒤따른다. 증권가에서 최근 금융주 투자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감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현재 펀더멘털이 양호해도 매크로지표들이 뒷받침 되지 않을 경우 은행주의 초과상승 기대는 어렵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