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업통상자원부가 21일 개최한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 공청회'가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 산업통상자원부가 21일 개최한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 공청회'가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바보같은 공청회였다" 

    지난 21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의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 공청회'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5년간 바보 같은 짓 안하고 원전 생태계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했다면 지금은 아마 경쟁자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정면 비판한 작심 발언이었지만 산업부는 윤 대통령이 작정하고 비판한 탈원전정책을 주장하는 인사들을 모아놓고 공청회를 진행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탄소중립과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 원전 경쟁력 강화 등은 목표로 내세웠다.

    이날 참석한 패널들은 탈원전 시민단체 대표, 문재인 정부시절 에너지정책을 만들었던 연구위원, 전기공학자, 신재생에너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이었다. 

    산업부는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듣기 위해 탈원전 인사들을 패널로 초대했다고 밝혔지만 공청회를 보는 입장에선 의아할 수 밖에 없었다. 문재인정부 시절 상향했던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원전 가동률을 높이겠다는 윤석열정부 정책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에대한 답도 들을 수 없었다. 

    오히려 정부의 원전 확대정책이 옳지 않다고 비판하는 환경활동가의 발언과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이런 주장대로라면 새 정부는 원전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노선을 다시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청회가 무색하게도 산업부는 다음날인 22일 탄소중립과 미래 원전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1조원의 일감을 발주하고 올해 38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스스로 발표했다. 

    이 처럼 새정부가 원전부활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뚜렷하다. 쉽게 말해 기름 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경제적가치나 에너지원으로서의 경제성을 따졌을때 원전만 한것이 없어서다. 일례로 1분기 7조원 가량의 적자를 낸 한전사태도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정책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산업부가 누구의 말처럼 '바보같은 공청회'(?)를 왜 진행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이렇게 가다간 원전 부활정책에 되레 주무부처가 X맨이 되려 한다는 의심을 사야할 것 같다. 공청회가 남긴 뒷맛이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