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은행 지나치게 이익 추구"우리은행, 상단 0.9%p 낮춰주요 은행, 대출금리 인하 검토 중
  • 23일 오후 서울의 한 시중은행 앞에 붙은 대출 상품 홍보 현수막의 모습 ⓒ연합뉴스
    ▲ 23일 오후 서울의 한 시중은행 앞에 붙은 대출 상품 홍보 현수막의 모습 ⓒ연합뉴스
    연 7%를 넘어 연말 8%대 진입을 목전에 뒀던 은행 주택담보대출 최상단 금리가 6%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정부와 여당이 공개적으로 은행의 예대금리차 축소를 언급한 까닭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일 17개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금리 운영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지속해서 높여 나가야 한다"면서 "금리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23일 "시중은행의 과도한 폭리에 대한 비판이 있다. 고통 분담을 함께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런 압박 속 주요 시중은행 중 주담대 최고금리 수준이 가장 높았던 우리은행은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 적용 대상을 확대해 상단 금리를 1%포인트(p) 가까이 낮췄다. 

    우리은행은 지난 24일 금리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연 5.48~7.16%에서 5.47~6.26%로 하향 조정했다. 금리 상단을 한 번에 0.9%p 내린 것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4.85~ 5.84%)도 최고 금리를 전날보다 1.3%p 낮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 1~8등급까지 적용했던 본부 조정금리(우대금리)를 9~10등급까지 일괄 적용해 최상단금리를 낮췄다"고 말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지표금리(은행채, 코픽스 등)에 은행들이 정책적으로 산출하는 가산금리가 더해지고 우대금리를 제한 후 결정된다. 국내 주요 은행 중 유일하게 주담대 최상단 금리가 연 7%를 웃돌던 우리은행의 금리 조정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4.64~6.515%로 내려왔다.

    주요 은행들도 여신 관련 부서들의 회의를 열면서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하는 내부 마진이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깊게 생각하고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여러가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