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가 2억3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카타르 수주 선박 평균 2758억원 선방후판가격·시설유지비 등 비용 부담 여전
  •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신조선가의 고공행진 속에 국내 조선 3사가 나란히 카타르로부터 대규모 선박 수주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중공업이 카타르로부터 대규모 LNG(액화천연가스)선 수주를 따내며 조선3사 모두 카타르 프로젝트 탑승을 완료했다.

    앞서 카타르 발주 소식이 전해지지 않자 프로젝트 무산 및 선가 후려치기 등 우려가 나왔지만 잇단 계약 체결로 이러한 걱정도 한시름 덜게 됐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LNG선은 17만4000㎥급 12척으로, 수주금액은 총 3조3310억원에 달한다. 조선업 역사상 단일 선박 건조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월에도 컨테이너선 20척을 2조8000억원에 수주하며 최대 기록을 썼는데, 이번에 이를 뛰어넘었다.

    삼성중공업은 아울러 이날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LNG선 2척을 5543억원에 추가 수주, 하루에만 LNG선 14척을 총 3조8893억원에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삼성중공업의 이번 계약은 카타르발(發) LNG운반선 프로젝트 일화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조선3사는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과 23조원 규모 LNG선 건조슬롯 계약을 체결했다. 조선소에서 선박이 건조되는 장소인 독(dock)을 선점하는 사전 계약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도 이달 초 카타르로부터 LNG선 계약을 체결, 카타르 프로젝트가 본격화한 모습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17만4000㎡급 LNG선 4척을 1조734억원에, 한국조선해양은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17만4000㎡급 LNG선 2척을 5375억원에 각각 수주했다.

    조선3사가 이번 계약에서 선가 상승분을 상당수 반영한 데에 성과가 인정되고 있다. 앞서 카타르 발주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업계에서는 카타르가 국내 조선사들에 LNG선 슬롯계약을 맺은 당시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당시 가격은 1억8600만 달러로 현재 17만4000㎡급 LNG선 가격인 2억3000만 달러보다 현저히 낮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5월 신조선가(새로 건조하는 선박의 가격)지수는 160.1 포인트로 전월 대비 2.3포인트 높아졌다. 2009년 2월 이후 13년 4개월 만에 160을 돌파한 것으로, 조선업계 초호황기였던 2005~2009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조선3사가 최근 카타르로부터 수주한 LNG선은 척당 평균 2758억원 수준이다. 최근 선가 상승분을 온전히 반영하지는 못했지만 100여척에 달하는 초대형 수주가 예상된 점에 비춰 규모의 경제에 따른 수익성 보전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카타르 발주가 본격화한 가운데 조선업계는 하반기 후판가 동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선박 건조 대금의 20%를 차지하는 후판가는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로 톤당 60만원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철광석 가격 급등 등에 지난해부터 반기마다 10만~40만원씩 올라 현재 13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2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 슬롯계약 때보다는 수주 잔고가 어느 정도 확보됐고 선가가 강세여서 다행이지만 후판가를 비롯해 도장용 페인트 가격 등 원가 부담이 너무 커졌다”며 “시설유지비,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후판가격 인하가 필요하며 최소한 동결이라도 돼야 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