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직격탄12.8억 달러→11.4억 달러5조5000억 해외직구 시장 크게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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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1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며 해외직구 시장이 위축되자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해외직구 가격 메리트가 사라지면서 수요가 줄어드는 만큼 해외직구 할인 마케팅을 줄일 수밖에 없어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8원 하락한 1300원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약 13년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카드 이용에 따른 브랜드 수수료 등의 상승을 불러오고 해외직구와 관련된 소비의 전반적인 감소세를 불러올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구 규모는 급성장했지만 올해 환율 상승이라는 변수를 맞으면서 다시 쪼그라들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온라인쇼핑을 통한 해외 직접 구매액은 11억4000만달러(약 1조4636억원)로 지난해 4분기 12억8000만달러(약 1조6433억원)와 비교해 10.8% 감소했다. 3개월새 1800억원 가량 빠진 셈이다.

    해외직구 시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며 급성장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조원대였던 해외직구 규모는 지난해 5조5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쇼핑족들이 해외직구로 눈을 돌린 영향이다. 여기에 1100원대까지 내려 앉은 환율도 해외직구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 원달러 환율이 우상향 곡선을 나타내며 해외직구 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가격이라는 이점이 사라질뿐 아니라 소비자가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일정 비율대로 내는 브랜드 수수료 역시 환율 상승에 맞춰 원화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제브랜드 수수료는 사용액에 비례해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가 1.0%, 아멕스가 1.4%의 수수료를 떼간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제품 가격이 오르고 결국 수수료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는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분기에도 환율 상승으로 해외 온라인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등록된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BC·NH농협·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 5월 개인 해외이용금액(신용·체크·직불카드)은 1조736억원으로, 전달(9227억원) 대비 1.6% 늘었다. 최근 해외여행이 재개되고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평년 대비 증가율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주요 카드사들도 해외직구 할인 마케팅을 지난 2월 이후 대부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급등으로 해외직구와 관련된 할인 마케팅은 비용 부담 탓에 어려워졌다"며 "가맹점수수료 추가 인하와 대출규제 등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큰 상황에서 당분간 해외직구 시장 위축도 불가피해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