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18년 베트남·인니 시장 진출…10위권 입지 구축올해 초 해외MTS개발담당 신설…국내 MTS 노하우 전달동남아 금융시장 잠재력 높아…주식투자 인구 활성화 기대
  • 지난 7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왼쪽)과 쯔엉 덕 띵(Duong Duc Tinh) ASG 회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 지난 7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왼쪽)과 쯔엉 덕 띵(Duong Duc Tinh) ASG 회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국내 증권사들이 동남아시아 현지 자본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특히 현지에서 부족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발 역량을 돕기 위해 해외 MTS 본부를 별도로 만들고, 현지에서 리테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베트남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2010년 현지법인 설립 이후 베트남 시장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파생상품시장뿐 아니라 투자은행(IB) 부문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베트남 현지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 총 5개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기간 정일문 사장이 직접 베트남 현지 주요 기업과 기관을 만나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또한 지난달 베트남 현지에서 새로운 MTS인 ‘WTS’를 출시했다. 현지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주식투자 인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해당 MTS는 스마트 OTP, 지문·안면 등 바이오 인식, 빠른 주문, 쉬운 인터페이스 등 한국형 선진 시스템을 접목했다. 지난 2020년 선보인 KIS MTS 앱과 비교했을 때 디자인이나 주식 매매 방식 등이 훨씬 간소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초 해외MTS개발담당 부서를 신설, 디지털플랫폼 본부로부터 독립시켰다”라며 “해당 부서는 동남아시아 국가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와 플랫폼 개발에 전반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이 있지만, 현지 인프라와 인력은 본사에 비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MTS 개발에 있어 국내 IT 인력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현지법인에 적용할 수 있는 MTS를 개발하는 일을 지원한다”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시장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연 5%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세계 4위 수준의 인구를 보유하는 등 증권업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난 2017년 인도네시아 중위권 규모의 단빡(Danpac)증권을 인수한 이후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KIS 인도네시아'로 새롭게 출범시킨 바 있다. 현재 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은 모두 각 국가 내 자기자본 기준 10위권에 드는 증권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자산운용사(KISI Asset Management)를 설립하고, 한국형 온라인 주식매매 시스템(KOINS)을 도입했다. 나아가 기업공개(IPO)와 채권발행 주관 등 동남아 지역에서 IB 업무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KIS인도네시아의 증자를 추진 중이다.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더 적극적인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대체투자를 비롯한 다양한 인수금융 트랙레코드를 쌓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계 증권사가 인도네시아 공모채권 발행 시장에서 현지 대형사와 대등하게 경쟁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라며 “인도네시아 채권발행시장(DCM)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IB 데스크의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이 최근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해당 국가의 자본시장도 함께 발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아직 주식시장이 선진화되진 않았지만,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젊은 인구도 많기 때문에 향후 자본시장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국내에선 MTS가 자리를 잡은 만큼, 해당 노하우를 해외 MTS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