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자산 많은 하나은행, 2분기 환손실 1000억국민-인도네시아, 신한-베트남 현지 실적 타격글로벌 변동성 확대로 대응도 어려워
  • ▲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널뛰는 환율에 금융지주사들이 실적방어에 애를 먹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년만에 1300원대를 오르내리면서 환손실이 커지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285.00원으로 전일대비 11원 떨어졌다. 23일 1303.50원으로 치솟은 이후 이틀새 18.5원 이나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위원회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망이 엇갈리면서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다.

    환율 상승은 외화자산 및 부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사들에게는 악재다. 특히 2015년 외환은행과 합병한 하나은행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2020년 원·달러 환율이 1296원까지 올랐을 때 하나금융지주의 외화자산 환산손실리 1091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들며 이번에도 비슷한 손실을 전망한다.

    김인 BNK금융지주 연구원은 "하나은행의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9000억원을 소폭 하회할 전망"이라며 "환율상승에 따라는 외화환산손실이 1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에도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315억원의 환손실을 봤다. 지난해 1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820억원, 819억원의 환손실을 봤다. 환율이 꿈틀거릴 때마다 작지 않은 실적 피해를 입는 셈이다.

    해외 진출에 나선 금융지주사들의 고심도 깊다. 강달러 현상에 현지 실적이 절하되는 현상 때문이다. 통상 해외 법인 실적은 현지화에서 달러화로, 달러화에서 다시 원화로 2차례 환전돼 계상된다. 현지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그만큼 해외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은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영업점을 확대하고 있다. 루피아(인도네시아), 리엘(캄보디아), 동(베트남) 등 이들 국가의 달러 인덱스는 원화보다 높은 수준으로 고환율이 장기화될수록 손실을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2019년 9억8300만원에서 코로나19로 환율이 고공행진한 2020년 7억1900만 달러로 급감했다.

    금융지주들은 외화채 발행 등으로 환노출 규모를 줄여나가는데 안간힘을 쓰지만, 글로벌 변동성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달러 상승은 원화 뿐 아니라 신흥국 통화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슈"라며 "경기 침체 상황에서 이중으로 타격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