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시장 확대 가능성 높아… 역량 강화 기회"매출 지지부진 적자 지속에 재무건전성 경고등치열한 경쟁속 신성장동력 발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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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쏘카가 증시 혹한기에도 예정대로 상장을 추진한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모빌리티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적시 투자로 회사를 키우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앞으로의 성장성을 증명해야 하는 것은 과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8월 중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입성을 목표로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455만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4000∼4만5000원이다. 이를 통해 쏘카는 1547억~2048억원을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8월 1∼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8∼9일 일반청약을 거쳐 8월 내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쏘카는 조달한 금액을 모빌리티 밸류체인 내 인수합병(M&A), 신규 서비스 출시, 기술역량 확보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전액 투자할 예정이다. 

    쏘카는 지난 4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승인)하면서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외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공모가 산정을 두고 투자자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일정이 다소 연기됐다. 이에 희망 공모가를 높였다가 청약 흥행에 실패하는 대신 기업가치를 낮추더라도 상장하는 쪽을 택했다. 

    실제 기존 쏘카의 기업가치는 기존 1조5000~2조원 수준으로 측정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모빌리티 기업 최초의 유니콘 기업인 만큼 3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희망 공모가 기준 쏘카의 시가총액은 1조2060억원에서 1조5943억원 수준으로 측정됐다. 

    동시에 국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얼어붙은 투심을 움직이고자 시장 친화적 요건도 내세웠다. 자발적 보호예수와 신주 100% 발행 등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에스오큐알아이(SOQRI)는 상장일로부터 1년간 주식을 팔지 않는 의무보유를 이행하기로 했다. 상장 규정에 따른 의무 보유기간은 6개월이지만 자발적으로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한 것이다. 의무보유 대상이 아닌 2대 주주 SK(17.46%)와 3대 주주 롯데렌탈(11.49%)도 6개월간 보유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내용에 동의했다. 이 밖에 투자자 상당수가 최소 1개월에서 최대 6개월 동안 의무 보유하겠다는 자발적 계속 보유 확약에 동의한 상태다.

    더불어 공모주 전량을 새로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파는 신주 발행 방식을 택했다. 기존 주주가 갖고 있던 주식(구주)을 공모주 투자자에게 파는 구주매출이 아닌 만큼 공모한 금액 모두를 회사가 투자자금으로 쓸 수 있다. 상장한 뒤에 주가가 오를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낮아진 몸값과 시장 친화적 요건을 내세움에 따라 쏘카의 증시 입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재무건전성 회복과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15년 448억원이었던 쏘카 매출액은 이듬해 882억원으로 두 배 가량 뛰었다. 2017년에는 1211억원으로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2018년 1594억원, 2019년 2566억원으로 상승가도를 달리던 매출액은 2020년 2597억원, 2021년 2849억원 등 최근 몇 년 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업익 또한 창사 이래 줄곧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178억원이었던 쏘카의 적자 규모는 2018년 –331억원, 2019년 –716억까지 확대됐다. 2020년 –264억원, 2021년 -84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였지만 수익성을 논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조달한 자금 전액을 투자와 기술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예정인 만큼 수익성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 이마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카셰어링 시장내 쏘카의 점유율은 40.4%로 1위다. 업계 2위인 그린카의 점유율은 8.9%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린카가 롯데그룹 계열사인만큼 공격적 외형확대에 나서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장기 차량 대여 시장 상황도 경쟁이 치열한 것은 마찬가지다. 

    시장에서는 쏘카가 성장성을 입증하기 위한 먹거리 발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쏘카는 앞서 차량공유 플랫폼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VCNC) 지분 100%를 커플 앱 비트윈 운영시절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규제에 막혀 실패했다. 이후 누구나 편리하면서도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서비스 시대를 열겠다며 모두컴퍼니(모두의주차장), 나인투원(일레클) 등 자회사 인수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너지 효과는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쏘카 관계자는 “이동수요의 급증과 유가 상승, 차량수급난 가중, 인플레이션 확대 등이 겹치면서 합리적인 소비 확대로 카셰어링 시장 확대 가능성 높아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기업역량을 크게 키울 수 있는 기회로 판단했다”고 코스피 상장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어 “데이터를 활용해 카셰어링 차량 증가와 함께 가동률을 지속 상승시켜왔으며 모빌리티 멤버십을 통한 충성고객 확보로 매출 증대 기여가 높다”면서 “차량 관제·관리 시스템(FMS)을 활용해 차량유지비와 사고비용을 지속적으로 감소시켜온만큼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2분기에도 손익분기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