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후 자본 '반토막'…건전성 지표 '악화'주택·건축 중심 양호한 사업 포트폴리오 유지안정적 현금창출력 바탕 재무 리스크 완화 전망
  • ▲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태영건설
    ▲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태영건설
    태영건설이 3년 연속 'A' 등급을 유지했다. 이 기간 인적분할로 인한 재무 지표가 저하됐지만 주택사업에서의 수주경쟁력과 현금창출력 등 사업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용평가 3사는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평가했다. 2019년 6월 'A-(긍정적)'에서 상향 조정된 이후 3년 연속 같은 등급을 유지했다.

    태영건설은 최근 인적분할을 단행하면서 재무건전성 지표가 크게 저하됐다. 때문에 회사 신용도 역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태영건설은 △SBS미디어홀딩스 △태영인더스트리 △블루원 △에코비트(옛 티에스케이코퍼레이션) 등의 종속 및 관계사를 보유한 태영그룹의 최상위 지배기업이었으나 2020년 9월1일 건설업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제외한 종속·관계사 지분을 신규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로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개발 관련 계열지분과 회사채, CP, 기타 차입금 등은 잔존함에 따라 주요 재무 지표가 악화했다. 차입금 및 부채 감축에 나섰지만 자본총액 감소폭이 더 컸다.

    1분기 보고서 분석결과 차입금은 2020년 1조8691억원에서 2021년 1조121억원으로 45.8% 줄어들었고 부채 규모는 4조1048억원에서 3조568억원으로 25.5% 감소했다. 차입금 등 부채가 약 1조원 줄어든 것이다.

    반면 분할과정에서 자본총액이 1조5986억원에서 6642억원으로 쪼그라들면서 차입금의존도(152%)와 부채비율(460%)은 각각 35.4%p, 203%p 악화했다.

    게다가 건설업 특성상 PF 우발채무 위험도 남아 있었다. 당시 PF 보증 규모가 2018년 말 3177억원에서 2020년 상반기 1조1700억원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재무구조에 비해 과중한 수준의 우발채무 리스크와 저하된 재무 지표 때문에 재무안정성이 분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분할이후 원활한 공사 및 분양대금 회수와 양호한 영업실적에 기반한 이익잉여금 누적으로 부채비율이 개선됐고 차입금 규모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차입금 규모는 9768억원으로 전년대비 3.48% 줄었으며 부채도 8.46% 감소한 2조7926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자본총액(7201억원)이 8.41% 증가하면서 차입금의존도(135%)와 부채비율(387%)은 각각 16.7%p, 72.4%p 개선됐다.

    1분기 별도 기준 PF 우발채무 규모(2조5549억원)도 재무구조에 비해 과중한 편이지만, 규모가 가장 큰 김해대동 첨단산업단지(5941억원)의 경우 6월 말 기준 분양계약률이 79%로 상승 중이고, 신경주역세권 개발사업(709억원)도 공동주택용지가 매각 완료되면서 리스크를 낮췄다.

    기타 PF 우발채무 사업 지역도 최근까지 분양 성과가 양호했던 서울권과 광역시 등으로 대부분 구성돼 우발채무와 관련된 PF대출은 원활하게 상환될 전망이다.

    이에 자체 개발사업장의 우수한 분양실적과 신규 사업(골프장) 관련 투자가 마무리된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 영업자산 및 외부차입 부담은 점진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신규 자체사업 추진에 따라 운전자본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주택 사업 중심의 현금창출력과 보유자산 기반의 대체자금조달능력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무건전성의 추가 개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주택 사업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사업경쟁력 때문이다.

    태영건설은 주택 사업 수주 확대를 바탕으로 건축 매출(자체 분양 포함) 비중이 2015년 51.6%에서 지난해 82.0%까지 확대됐으며 1분기 기준 건축·분양사업의 수주잔고가 전체 대비 64.8%를 기록하고 있어 당분간 주택 사업 중심의 사업구조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기준 진행 분양사업장에서 우수한 분양률(100%)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5조8000억원 규모(별도 기준)의 착공 수주잔액과 다수의 예정사업 물량(올해 약 7900가구 공급 계획) 등을 고려할 때 중단기적 매출 기반과 사업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부터 대규모 개발사업장의 순차적인 준공에 따른 수익성 하락에도 별도 기준 8%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 철근, 시멘트 등 주요 건설자재의 가격 상승세가 심화하고 있으나, 진행 현장 및 예정사업 규모, 현장별 원가율 등을 고려할 때 건축 및 자체개발사업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확대 추세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계 사업의 경우 자금 선투입 부담, 비교적 긴 운전자본 회수 기간에도 개발이익이 내재된 공공택지의 우선 공급, 도시개발계획과의 연계,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으로 양호한 사업성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사업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재건축·재개발 예정사업 규모를 고려할 때 연간 2조원을 웃도는 안정적인 매출 인식이 이뤄질 전망"이라며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율이 상승했으나 주택 사업 등을 바탕으로 양호한 현금창출력을 고려할 때 현 수준의 영업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부문 외에도 2021년 골프장(경북경주 루나엑스CC), 호텔 및 오피스 임대(광명 어반브릭스, 종속회사 엠시에타개발 보유) 등 신규 사업을 추가했다. 코로나19 영향 완화와 관련 시장의 우호적인 산업 환경을 고려할 때 일정 수준의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한편 태영건설은 1분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중대 재해 발생을 사유로 토목건축사업에 대한 영업정지 3개월(감경 후 75일, 7월9일까지 정지) 처분이 확정됐다.

    해당 영업정지는 2017년 경기 김포시 운양동 현장 사고 관련 행정처분이며 해당 기간 중 토목건축 공종에 대한 입찰과 계약이 제한된다. 단기적으로 신규수주가 감소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나, 영업정지 기간과 기착공현장의 정상적인 기성 인식 등을 고려하면 사업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