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캡, 최단 기간 천억 돌파… 지난해 1096억원적응증, 제형 등 다양화 앞서… 종근당과 파트너십대웅, 관계사 통한 쌍둥이약 전략… 낮은 가격 내세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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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K이노엔 신약 '케이캡'이 굳건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 대웅제약이 새로운 신약으로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은 9500억원 규모다. 기존에는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기전 의약품이 주도하고 있었지만, 새로운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기전 케이캡이 등장하면서 시장 판도가 뒤바꼈다.

    PPI 제제의 경우 느린 약효 발현 시간, 야간 산분비 억제 실패, 음식물 섭취 제한, 약물 상호 작용 우려 등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반면 P-CAB 제제는 이를 보완해 빠른 효과와 뛰어난 지속성이 장점이다.

    케이캡은 지난해 원외처방액이 1096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국산 신약 가운데 역대 최단기간 연간 실적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대웅제약이 출시한 신약 '펙수클루'도 P-CAB 제제다. 같은 기전의 약물이기 때문에 먼저 출시된 케이캡 보다 낮은 약가로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됐다. 펙수클루 40밀리그램은 1정당 939원으로 케이캡 1300원 대비 낮은 수준이다. 

    적응증에서는 케이캡이 앞서 있다. 케이캡은 현재 미란성,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등 총 4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위궤양까지 3개의 적응증에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5월에는 녹여먹는 케이캡 구강붕해정을 출시해 처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구강붕해정은 기존에 알약을 삼키기 어려워하는 환자들이나 물을 마시기 어려운 상황의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에 강점이 있다. 

    이에 반해 펙수클루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만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다만 대웅제약은 가격경쟁력과 쌍둥이약 전략을 통해 공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쌍둥이약은 동일성분 의약품을 똑같은 제조공장과 제조방법으로 만들어 위탁제조를 맡긴 제약사들이 각자 상품명과 포장만 달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최근 대웅제약의 관계사 한올바이오파마는 펙수클루와 동일 성분의 '앱시토정'을 발매했다. 또 다른 관계사인 대웅바이오, 아이엔테라퓨틱스를 통해서도 잇따라 제품 판매에 나설 전망이다.

    결국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두 신약의 영업력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HK이노엔은 기존의 영업파트너였던 종근당과 선두지키기에 나서며, 대웅제약이 펼칠 전사적 영업력을 얼마나 방어해낼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기전 약물의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대웅제약이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시장을 장악한 케이캡을 넘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