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조선 매출 비중 8% 불과LNG·LPG선 등 상선 강화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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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J중공업의 조선 사업 부문이 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지만,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흑자전환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의 올 1분기 매출은 3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늘고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HJ중공업은 지난해 연간 1090억원의 손실을 낸 바 있다. 지난해 말 한진중공업에서 32년 만에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한 직후 이익 전환을 이루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셈이다.

    HJ중공업 실적을 일으킨 사업은 건설 부문으로, 조선 부문은 오히려 후퇴했다. HJ중공업의 1분기 조선 부문 매출은 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3% 줄었고, 영업손실액은 183억원으로 1년 전 162억원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반면 건설 부문 매출은 3153억원으로 전년 대비 52.1%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202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전체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HJ중공업 조선 사업은 방산·특수선, 신조선(상선), 수리선 등으로 이뤄져 있다. 주로 해군 대형수송함, 대형상륙함, 고속정, 고속상륙정 등 방산 함정사업과 해경 경비함, 3D/4D물리탐사연구선, 친환경 하이브리드 어업지도선 등 관공선 사업에 특화돼 있으며 상선, 수리선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HJ중공업의 조선 매출은 2021년 51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의 29.9%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1분기 조선 매출 비중은 전체의 8.1%에 그치며 급격히 축소됐다. 지난해 1분기 조선 매출 비중이 23.1%였던 점에 비춰 1년 새 15%p나 작아졌다.

    HJ중공업의 주력인 특수선과 신조선 매출이 줄어든 여파가 컸다. HJ중공업의 특수선 매출액은 1분기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9%, 신조선은 11억원으로 95.3% 각각 감소했다. 수리선 매출이 5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9% 늘었지만, 조선 사업 성장을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HJ중공업의 조선 부문은 2010년 1259억원의 영업이익 달성 이후 2011년부터 최근까지 11년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조선업 불황이 본격화한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매년 손실이 1000억~3000억원대에 달했다. 이후 업황이 회복세로 돌아서며 손실액도 2019년 182억원, 2020년 395억원, 2021년 583억원 등으로 줄었지만 흑자 전환은 요원한 상황이다.

    HJ중공업은 비교적 안정적 발주가 이뤄지는 특수선을 주력으로 해오다 지난해부터는 선가 상승세 기반 상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을 떼어낸 것도 특수선과 신조선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HJ중공업의 조선 수주잔고는 2020년 8480억원, 2021년 9151억원, 올 3월 말 1조69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신조선 비중도 2020년 9.2%에서 2021년 33.9%, 올 1분기 46% 등으로 확대됐다. 올 들어 수리선 수주잔고는 0원이다.

    HJ중공업의 영도조선소는 최대 드라이 도크 길이가 300m에 불과해 중대형 선박 건조가 불가능하다. 중소형 LNG·LPG선 중심으로 수주계획이 한정될 수밖에 없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와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HJ중공업 관계자는 “건조물량 확보 및 매출·원가 우위 선종 수주로 유연성 있는 영업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형 컨테이너선을 주력으로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형 컨테이너선, 중소형 유조선·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 신규 사양 개발을 비롯해 중소형 LNG, LPG 등을 중심으로 영업력과 사업포트폴리오를 보강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