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사업부 탄생 이후 25분기만에 손익분기점 넘길듯상반기 '8조' 규모 수주 성공 흑자전환 밑거름연말 수주잔고 '65조' 달성 청신호全 사업부문 '흑자 구조' 완성, 투자 및 인재 확보 총력
  • ▲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디지털 콕핏 컨셉 사진 ⓒLG전자
    ▲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디지털 콕핏 컨셉 사진 ⓒLG전자
    LG전자가 10년 가까이 공들인 차량용 전장(VS)사업이 올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완성차 시장이 얼어붙으며 흑자전환 시점에 좀처럼 확신이 없었던 LG전자 VS사업은 예상보다 빠르게 수주 규모를 늘려 위기를 극복했다. 증권업계에선 VS사업 흑자전환을 기점으로 LG전자 모든 사업부문이 이익을 내는 수익구조를 만들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6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 VS사업은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은 지난 2분기 VS사업에서 2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분기에는 60억 원 가량 적자를 냈던 바 있다.

    이 같은 예상대로 지난 2분기 VS사업이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경우 무려 25분기 연속 적자 기록을 깨는 셈이다. 지난 2016년 1분기부터 정식 사업부로 실적을 공개해온 VS사업본부는 6년 넘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가까스로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2분기 흑자전환 이후 하반기에도 흑자 행진은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3분기에는 6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내고 4분기부터는 LG전자 전체 수익성에도 기여도가 충분히 높아질만한 수준으로 영업이익 규모를 키워갈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250억 원에 육박할 정도다.

    증권가에서 이처럼 LG전자 VS사업본부의 하반기 전망을 밝게 보는데는 근거가 명확하다. VS사업 구조 상 실적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수주 잔고가 올 상반기 상당히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 5일 LG전자 VS사업본부는 이례적으로 상반기 신규 수주 규모를 공개하며 연간 기준 수주 목표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상반기에만 총 8조 원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성공해 연말께에는 총 수주잔고가 65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상반기 VS사업본부는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 시스템을, 일본 베이저 완성차 업체에는 5G 고성능 텔레매틱스(Telematics)를 잇따라 수주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거둔 약 8조 원 가량의 신규 수주는 지난해 말 VS사업본부의 수주잔고(60조 원)의 13%를 넘어서는 규모이고 결국 LG전자가 대규모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게다가 지난 2년 간 코로나19로 전방산업인 완성차업체들의 생산 가동률이 상당히 떨어진 위기 상황에서도 LG전자가 잘 버틴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방산업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지난해에도 LG전자 VS사업본부는 6조 7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4.5% 성장에 성공했고 코로나19 타격이 거셌던 지난 2020년에도 5조 38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꾸준히 몸집을 키워왔다.

    다만 아쉬웠던 부분이 영업이익이었다. 코로나 전부터 VS사업의 흑자전환은 LG전자 전사 차원에서 염원해왔던 부분이었고 실제로 흑자전환을 목도에 두고 코로나 상황에 발목을 잡혔던터라 이번에 들리는 흑자전환 소식에 기대감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흑자전환과 함께 대규모 신규 수주건이 발표되면서 LG전자 전장사업에 대한 평판도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입장에선 지난 몇 년간 휴대폰이나 태양광 등 비주력 사업을 대거 정리하고 수익성 측면에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선 상황이라 이런 실적 공백을 메꿔줄 신사업의 등장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증권업계에서도 VS사업이 제대로 이익을 내기 시작하는 내년부터는 LG전자의 실적 효자인 가전(H&A)과 TV(HE)사업이 이끌고 B2B사업을 하는 BS사업본부와 VS사업본부가 그 뒤를 받치는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마련된다는 점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LG그룹 차원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 찍은 전장에서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서 투자와 인재 확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장사업은 전자 뿐만 아니라 구광모 회장과 LG그룹 차원에서 미래사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분야라 그룹 내 전장사업을 진행하는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작업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