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사태 및 경기둔화 불구 호조반도체, 10~11조 영업익 달성 관측'스마트폰-TV', 수요 위축 판매량 감소
  • 삼성전자가 대외 악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난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역대 두번째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역대 세번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7일 지난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연결기준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94%, 11.38%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 영업이익은 0.8% 줄었다.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로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실적 선방은 반도체 사업이 지탱해준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10조원~11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서버향 수요가 지속적으로 받쳐준데다 예상과 달리 가격 하락폭도 제한된 결과다. 

    실제로 지난 2분기 글로벌 D램 가격은 올해 초 시장의 우려와 달리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의하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과 같은 3.35달러를 나타냈다. 

    당초 시장은 올해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실제로 지난해 9월까지 4.1달러였던 PC용 D램 고정가격은 10월 9.51% 하락한 3.71달러로 낮아졌다. 이어 올해 1월 8.09% 추가 하락으로 시장의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2월 이후부터 가격이 보합을 나타내면서 이 같은 우려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수요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가격 하락을 지탱했다는 분석이다. 

    5G 확대 및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지속 확대되는 가운데 IT 기기 수요는 회복세를 보였다. 북미 데이터센터 고객의 경우 향후 서버 D램 가격의 인상을 전망하면서 구매하기 시작했으며 PC 업체들도 다가오는 성수기 대비, 부품 재고를 축적에 나섰다. 

    또한 2분기부터 인텔의 신규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를 기점으로 DDR5 D램 시대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규 수요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반면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완성품) 사업부문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침체로 IT 수요가 빠르게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6100만대 수준으로 1분기 7천300만대보다 1천만대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추정대로면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은 공급망 문제로 크게 줄었던 지난해(2억7천200만대) 수준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TV 출하량은 900만대로 전 분기 대비 28% 감소한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세트사업의 경우 원자잿값 및 운송비 부담에도 달러화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과 관련해 2분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도 실적 전망을 낮추는 상황이다. 마이크론은 PC와 스마트폰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4분기(6~8월) 매출 전망치는 72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3분기 매출뿐만 아니라 당초 4분기 전망치인 92억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대만의 TSMC도 주요 고객사들이 하반기 칩 주문을 하향 조정하고 있어 앞으로 올해 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신제품인 '갤럭시 Z 폴드4'와 '플립4'를 출시하는 만큼 하락폭을 제한하는 효과를 거둘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