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한자리 두달째 공석4월엔 한은 총재 없이 금리 인상6명 의견 갈릴 수 있어 논란김용범, 김철주, 신성환 거론
  •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이를 결정하는 금통위가 위원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튱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갖는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데, 최근 물가 상승세가 치솟고 있어 한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은이 빅스텝을 밟게 되면 사상 처음이란 기록을 쓰게 된다.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과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도 빅스텝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IMF 이후 처음으로 소비자물가지수 6%대가 현실화되면서 빅스텝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이날까지 6명으로 운영 중이다. 합의제 기구인 금통위는 한은 총재와 부총재, 주요 경제기관에서 추천하는 금통위원 5명까지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지난 5월 12일 임지원 금통위원이 임기 만료로 생긴 공석이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금통위원 공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5월 금통위 회의는 임 위원이 빠진 채 6명이 치렀고, 앞선 4월 금통위는 이창용 한은 총재 임명이 미뤄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의장 직무대행 체제로 진행됐다.

    7월 금통위 회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예고하고 있어 어느때 보다 중요한 분수령으로 꼽힌다. 연준은 6월 회의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아 한미 기준금리 상단은 1.75%로 같아졌다.
  • ▲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방향 결정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이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뉴데일리DB
    ▲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방향 결정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이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뉴데일리DB
    강성 매파로 알려진 임 전 위원의 공백은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을 희석시키는 요인이다. 2018년 5월 취임한 임 전 위원은 4년 임기 동안 세차례 소수의견을 내며 긴축 정책을 선호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3월 임시 금통위에서 한번에 0.5%p 내리는 '빅 컷'을 단행할 때도 유일하게 0.25%p 인하를 주장했다.

    앞선 두 차례 회의는 6인 체제임에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큰 문제 없었지만, 이달 회의는 다르다. 베이비스텝(0.25% 인상)과 빅스텝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5월 회의에서도 한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가되 경기여건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소수 의견을 개진했다.

    시장이 분류하는 금통위원들의 성향은 조윤제, 박기영 위원을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로 주상영, 서영경 위원은 비둘기파로 나뉜다. 만약 금리 인상 기조가 팽팽할 경우 이 총재와 이승헌 한은 부총재가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한은 총재는 의견을 내지 않지만, 이번 만큼은 부담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위원 후임은 은행연합회 추천 몫이지만 사실상 정권의 의중이 반영되는 자리다. 은행연합회도 아직 추천 인사를 정하지 못했다. 아직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등 임기 초 금융당국 인선이 줄줄이 밀려나면서 생긴 사태로 보인다.

    후임 금통위원으로는 김용범 전 기재부 차관, 김철주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거론된다. 학계에서는 신성환 홍익대 교수 이름이 오르내린다. 정통 관료 출신이 올지, 교수 출신이 올지도 관심사다.

    임기 4년의 금통위원은 차관급 예우를 받는 요직이다. 통화정책의 꽃인 금리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말 한마디도 허투루 흘릴 수 없는 자리다. 연봉 3억원에 업무 추진비, 차량, 운전기사, 비서 제공비용을 포함하면 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계의 대법관으로 불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