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원베일리 정상화…삼성물산·철콘연합회 협상중경기악화·자잿값 폭등 여파…올해 공사중단 위기 3번째
  • ▲ 래미안 원베일리 공사현장ⓒ박정환 기자
    ▲ 래미안 원베일리 공사현장ⓒ박정환 기자
    원자잿값 폭등에 따른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골조공사 업체들의 파업으로 서울과 수도권내 공사현장이 '셧다운(공사 중단)'에 돌입했다. 

    파업 이틀째인 12일 일부 현장에선 시공사와 골조업체간 합의가 이뤄져 파업현장이 당초 예고됐던 60여곳에서 10곳으로 크게 줄었지만 셧다운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내 파업 현장중 규모가 가장 큰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도 이날 셧다운을 해제하고 공사를 재개했다. 

    당초 철근콘크리트연합회 서울·경기·인천연합회는 래미안원베일리를 포함 총 60개 현장에서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45개 현장을 제외했다. 또 공사가 중단된 이후 협상 의사를 내비친 5개 현장도 추가로 셧다운을 피했다.

    이날 기자가 직접 찾은 삼성물산의 래미안 원베일리 현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공사가 진행됐다. 현장 내부에서는 근로자들과 굴삭기 등 건설장비가 분주하게 움직였고 자재와 건설폐기물을 실은 덤프트럭이 현장 입구를 지속적으로 드나들었다.

  • ▲ 래미안 원베일리 현장ⓒ박정환 기자
    ▲ 래미안 원베일리 현장ⓒ박정환 기자
    이날 현장에서 만난 공사 관계자는 "셧다운 당시 공사 전체가 중단된게 아니라 일부공구의 골조공사만 일시적으로 멈춘 것"이라며 "현재 이상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래미안원베일리내 123공구중 3공구의 공조공사업체만 파업에 참여했다"이라며 "현재 철콘연합회와 협상을 통해 의견 차이를 좁혀나가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10여개 현장에서는 파업이 이어지고 있고 시공사와 철콘연합회와의 협상도 끝난게 아닌 만큼 뒤숭숭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또다른 현장 관계자는 "불과 3개월전에도 전국적으로 셧다운 위기가 닥쳤는데 또다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니 현장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특히 공사가 중단될 경우 생존문제와 직결될 수 있어 불안해하는 근로자들이 적잖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돼 준공과 입주가 늦어지면 입주민과 시공사의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며 "셧다운 사태가 일단락돼 다행이지만 추후에도 파업이 유행처럼 번지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 래미안 원베일리 현장ⓒ박정환 기자
    ▲ 래미안 원베일리 현장ⓒ박정환 기자
    파업의 규모는 축소됐지만 셧다운 공포는 아직 현장에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경기 악화와 러시아 침공사태에 따른 원자잿값 폭등, 공급망 위기 등 악재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건설업계는 올해만 벌써 3번씩이나 공사중단 위기를 겪었다. 

    지난달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되며 시멘트와 철강 등 건설자재의 수급이 어려워졌고, 이달초에는 레미콘업계의 파업으로 또다시 공사 중단 위기에 놓인 바 있다. 연이은 파업의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 철콘연합회의 파업으로 전국의 현장은 또 한번 셧다운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앞서 철콘연합회는 시공능력 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에 원자잿값 상승분을 반영해 공사비를 20% 인상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지난 3월에는 전국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셧다운을 감행했으며 4월말에는 호남·제주지역 업체들이 맡고 있던 전 현장의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지난달 6~7일에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철·콘 하도급 업체들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셧다운에 돌입했다.

    철콘연합회 관계자는 "여러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약속해 공사중단 철회를 결정했다"며 "추후 시공사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하반기에 더 많은 현장에서 파업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