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3조 고수… 매각 지지부진우리금융, KT, 하나금융 모두 손사래PF 실적 늘었지만 건전성 우려도
  • ▲ 롯데카드 사옥.ⓒ연합뉴스
    ▲ 롯데카드 사옥.ⓒ연합뉴스
    롯데카드 매각이 본격화했지만 인수 움직임은 잠잠하다. 3조를 부른 매각가를 두고 시장가치를 넘는 호가일 뿐 이라는 냉랭한 반응들이다. 실적개선세를 이뤘지만 부동산 PF 대출 등 비카드 부문 자산 확장에 따른 일시적 효과라는 박한 평가도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지분 59.8%를 보유한 MBK파트너스는 최근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삼아 잠재 인수후보들에 롯데카드 인수 의향을 묻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우리·하나금융그룹과 KT그룹, 대형 사모펀드(PEF) 등이 거론되는데 아직 인수 의지를 밝힌 곳은 없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희망 매각가로 3조원 대의 지분가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9년 인수 당시 평가액보다 약 60% 정도 늘어난 수치다.

    롯데카드의 자본총계가 지난 1분기 기준 2조7169억원으로, MBK파트너스가 2019년 당시 롯데카드를 인수했던 가격인 1조380억원의 두 배가 넘고 있어서다.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91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분기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를 두고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3년간 개선된 수익성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보여준 순익 개선은 부동산PF 대출 등 일시적 효과라는 것이다.

    실제 롯데카드의 성장은 본업인 신용판매가 아닌 기업대출 영업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지난 3월말 기준 롯데카드의 카드자산은 12조3477억원으로 지난해말(12조2428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대출자산은 2조5407억원에서 2조8435억원으로 3개월만에 11.9% 늘어나 2020년말(1조4151억원) 대비 두 배를 넘고 있다.

    대출자산만 따지면 신한카드(2조9860억원)에 이어 업계 2위에 해당한다. 게다가 3월말 기준 롯데카드의 대출자산 잔액 중 기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84.7%(2조4591억원)로, 그중 절반이 부동산PF대출(1조2477억원)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자산건전성 등에 대한 우려를 내비추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롯데카드를 대상으로 자산이 급증한 부분에 대해 정기검사를 시행할 정도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3조원의 몸값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