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원전 사업에 하청 컨소시엄 참여韓-美 원전 동맹 등 원전 수출 기대감 ↑정부 친원전 정책 드라이브…체코 원전 수출 도전
  • ▲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설치된 1400MW급 가압경수로형 원자로. ⓒ두산에너빌리티
    ▲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설치된 1400MW급 가압경수로형 원자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가 해외 대규모 원전개발 사업 참여가 유력시되면서 원전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8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은 국영원전회사 로사톰의 자회사인 JSC ASE가 이집트 엘다바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업은 1200MW급 원전 4기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 300억 달러(한화 약 39조원) 규모다. 이 사업에서 한국수력원자력·두산에너빌리티·한국전력기술 등은 하청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2차측(원자로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부속건물) 건설에서 시공과 기자재 공급을 맡을 예정이다. 

    앞서 한수원은 올해 1월 해당사업의 단독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JSC ASE와 한수원은 오는 8월 내 계약을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당초 지난 4월 최종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뤄졌던 것. 

    다음 달 계약이 성사되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13년 만에 원전을 수출하게 되는 것으로, 수주 금액은 수조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아랍에미리트에 1400MW급 원전 4기를 수출하며 186억 달러(약 21조원) 벌어들인 바 있다.

    주목할 점은 JSC ASE는 러시아 기업이지만 미국 등 서방제재에 포함되지 않아 대금 미납 등의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미국 재무부가 공개한 특별지정 제재대상(SDN)에 JSC ASE와 모회사 로사톰이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는 에너지분야는 국제금융결제망(SWIFT) 배제에서 유예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참여한 사업이 직접적인 원자로 건설 계약은 아니지만 계약이 성사되면 수조원 규모인 만큼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생산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원자력 협력을 약속하면서 발전소 설계에 강점이 있는 미국과 원전 주기기 생산에 강점이 있는 두산에너빌리티와의 협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신형 원자로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개발과 수출 증진을 위해 양국 원전 산업계가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 5일 있었던 제30회 국무회의에서 2030년 기준으로 전력 믹스상 원전 발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 발표 예정인 ‘K-택소노미’ 초안에도 원전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정부의 원전 세일즈 외교에도 동참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 등과 함께 ‘팀 코리아’를 결성해 올해 말 예정인 체코의 원전 입찰에 뛰어든 것. 

    또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의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와 SMR 발전소 공동 건설·운영하는 내용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원전 수출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최효정 KB증권 연구원은 “K-택소노미 등 원전의 친환경 기준이 마련되는 시점에서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과 SMR 제작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설계 용역 계약 등에 참여하면서 해외 수출기업에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