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매출 '8조' 달성한 가전 사업 선방...美 월풀과 격차 키운 글로벌 가전1등28분기만에 적자전환한 TV사업...수요 줄었는데 경쟁 심화 '타격'분기 최대 매출 달성에 흑자전환 성공한 전장사업...하반기도 두자릿수 성장 예고
  • LG전자가 지난 2분기 주력인 가전과 TV사업에서 수요 감소를 체감케 하는 실적을 내놨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수요 회복이 더딘데다 원자재 값과 물류비가 여전히 무거운 부담이 된다는 점이다. 다행히 LG전자에서 유일한 적자사업이었던 차량용 전장사업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빠르게 실적이 개선되고 핵심사업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LG전자는 29일 지난 2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하고 매출 19조 4720억 원, 영업이익은 7917억 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은 역대 2분기 최대치를 기록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발표된 잠정실적과 달리 이번엔 사업부문별 실적도 모두 공개됐다. LG전자의 실적을 견인하는 가전(H&A)사업은 프리미엄 제품들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 성장하며 글로벌 생활가전 1위 기업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경쟁사인 미국 월풀은 코로나19 이후 꺾인 가전 수요 탓에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실적이 좋지 못했는데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비교적 탄탄하게 지탱해줘 어려움 속에서도 우수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날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북미시장과 같은 선진시장에서 수요 성장세가 나타났으며 공간인테리어가전 LG오브제컬렉션을 비롯해 신가전이나 스팀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전체 가전사업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TV사업이 수요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인데 그 수준이 시장의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우려감이 커졌다.

    LG전자에서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부문은 지난 2분기에 28분기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냈을 정도로 타격이 불가피했다. 적자 규모는 189억 원에 달한다. 지난 2015년 2분기 적자를 내고 무려 7년 만에 처음 적자를 낸 셈이다.

    코로나19 동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며 신제품 교체 수요가 폭발했고 엔데믹 시국에 접어든 지난 2분기 TV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예상은 이미 충분히 짐작 가능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TV 수요 감소폭이 컸던데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 글로벌 경기가 위축된 영향이 TV시장을 강타한 것으로 LG전자는 분석했다.

    LG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글로벌 TV 수요의 급격한 하락 영향이 있었고 업체 간 경쟁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것이 소폭의 영업손실로 이어졌다"며 다.

    하반기에도 가전과 TV사업을 회복해가기엔 녹록지 않은 환경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부터 영향을 받았던 글로벌 경기 침체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실물 경제로 이어지는 탓에 소비심리는 더 얼어붙을 수 있을 것이라는게 LG 내부의 관측이기도 하다.

    LG전자는 "팬데믹으로 확대됐던 수요가 올해 엔데믹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으로 감소하고 이 같은 추세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LG전자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목표를 두고 판매량 확대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레드TV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는 측면이 첫번째이고 두번째로는 신제품 '스탠바이미'와 같은 제품에서처럼 고객경험에서 차별화하는 부분, 마지막으로 하드웨어가 아닌 플랫폼 강화 측면을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TV를 단순히 시청하는게 아니라 고객 경험과 제품에 반영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행히 사업부 출범 이후 줄곧 적자행렬을 이어오던 전장(VS)사업이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해 우울하기만 했던 LG전자 실적에 한줄기 빛 역할을 했다. 지난 2분기 VS사업부문은 5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매출도 2조 3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해 분기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흑자전환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전장사업은 하반기에도 사업별로 두 자릿수 성장이 기대된다.

    LG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인포테인먼트 사업은 고부가 제품 확대로 10% 중후반대 성장을, 전기차 부품사업에선 마그나와의 협력으로 50%대 성장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더불어 차량용 램프사업은 10% 중반대 성장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히며 궤도에 오른 전장사업이 향후 더 성장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