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추진 본격 드라이브"대우조선 1원도 지원 안한다""부산행 가능한 빨리""쌍용차 변제율 높여야"
  • ▲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 ⓒ뉴데일리
    ▲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 ⓒ뉴데일리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구조조정 시나리오가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대우조선해양의 분리 매각 방안이다. 강 회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에 출석해 "대우조선 경쟁력이 약화된 측면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분리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기존 대우조선 방산 부분 분리매각은 어렵다고 본 산은 입장과는 상충된다. 

    또 내부 구성원과 갈등을 빚고 있는 부산 이전과 관련해 가능한 빨리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 방산 부분 매각… 불가능한 일 아니다  

    2일 금융권에서는 산은의 대우조선해양 분리 매각이 더이상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22년째 채권단 관리 하에서 수차례 구조조정은 실패했고 통매각마저 무산된 상황서 더이상 '성역'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기류다. 강 회장은 파업과정서도 대우조선에 "세금 한 푼도 지원해줄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부분 매각 대상으론 방산이 유력하다. 과거 대우조선 인수에 관심을 보인 한화, 포스코 등이 예비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다.

    이번 대우조선 협력사 장기 파업으로 회사의 독자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조7547억원, 올 1분기 470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수익성만 나빠진 게 아니다. 재무건전성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1분기 부채비율은 무려 546.6%에 달한다.  

    문제는 정상화를 위한 해법이 마땅치 않다. 설령 분리매각이 이뤄진다 해도 방산 분야의 매출이 전체의 10~20%에 불과해 매각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일각에선 남겨진 부문의 민영화가 실패할 경우 최종적으로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우조선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담은 컨설팅보고서는 애초 이달 최종본이 나올 예정이었으나 파업 등을 겪으며 한 두달 미뤄졌다. 
  • ▲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 ⓒ뉴데일리
    ◆ 조선업 구조조정 파고 어디까지

    강 회장은 대우조선 구조조정을 조선산업 관점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정부에선 기업 관점뿐 아니라 전체 산업 관점에서 검토하고 조선산업 경쟁력 제고와 구조조정이란 틀 내에서 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컨설팅 보고서가 나온다고 해서 확정이라기보다는 정부 부처 간 광범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과거 해운업 구조조정 사례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근혜정부 당시 경쟁력을 상실한 한진해운은 최종 파산했고 현대상선(HMM)은 구조조정을 겪으며 산은을 최대주주로 맞았다. 

    이에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대우조선 분리매각은 구성원의 이해와 동의없이 절대 진행될 수 없다"면서 "새로운 경영주체 확보를 매각 방향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산은이 채권단으로 있는 HMM와 쌍용차에 대한 민영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도 숙제로 남아 있다. 

    HMM은 산은이 관리체제에 둔 지 6년 만에 흑자로 전환됐으나 몸집이 커지면서 새 주인찾기는 난항을 겪고 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조1486억원에 달하는 등 외연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뒀으나 주인없는 회사로 미래 성장을 이끌만한 목표점을 못하는 등 본업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강석훈 "부산 이전은 빨리 시행"

    쌍용차 역시 갈 길이 멀다. KG그룹이 쌍용차 인수에 나섰으나 회생채권 변제율을 두고 상거래 채권단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회생계획안 인가를 위한 상거래 채권단 설득을 위해 변제율 제고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며 KG그룹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서는 KG그룹이 추가 금액을 투입해 상거래채권단의 현금 변제율을 끌어 올려야 하는데 KG그룹은 산은에 이자탕감을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산은은 과거 에디스모터스의 요청에도 배임 등의 이유로 거절한 바 있다. 

    강 회장은 산은 본점 부산 이전은 빨리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산은 이전을 위해서는 국토균형발전위에서 산업은행이 이전 대상으로 선정돼야 한다"면서 "산은이 이전계획을 수립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하면 이전 여부를 결정한 뒤 국토교통부가 이전 명령을 내리게될 것"이라 밝혔다. 

    강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부산 이전에 반발하는 직원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산은 직원들은 이날로 56일째 산은 본점서 부산이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 회장의 부산 이전 추진에 따라 내부 구성원들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일주일에 한 명씩 직원이 퇴사하고 있다고 보면된다"면서 "부산 이전 절차가 계속될 수록 전문 인력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