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다퉈 신종자본증권 발행… 자금확보 경쟁 치열우리銀 3000억 이어 신한 2700억 KB 3350억 예고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 7조1680억, 역대 최대치조달비용 급증… 대출금리 상승 이어질 듯
  •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부착된 정기예탁금 금리 안내문ⓒ연합뉴스
    ▲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부착된 정기예탁금 금리 안내문ⓒ연합뉴스
    연이은 금리상승에 은행들의 자금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성큼 다가선 고금리 시장에 은행들도 돈줄이 말라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17일 신종자본증권 조달에 나선다. KB금융은 3350억원, 신한금융은 2700억원을 모집한다. 주문 수요가 확인되면 각각 5000억원, 40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 만기 30년물 채권이며, 5년과 10년 후 중도상환 조건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3000억원을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조달했다. 당초 2100억원을 모집하려 했지만 수요예측에서 2740억원이 몰려 추가 청약에 나섰다. 발행금리는 4.99%였다.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은 7조1680억원으로 7월 기준 역대 최대 순발행액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앞다퉈 채권으로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본비율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채권발행에 눈을 돌리는 것은 금리가 급격히 치솟으며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한 자금조달원이 위축되면서 은행도 돈을 빌려 대출을 해줘야 하는 셈이다.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73조3602억원으로 한달새 36조6034억원 줄었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712조4491억원으로 27조3532억원 늘었다. 시중은행 입출금 통장 금리는 0.1~0.2% 수준인데 비해 정기예금은 3.2~3.6%까지 올라 자금이동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4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도 은행들에게는 부담이다. 고금리 대출채권을 은행권이 흡수하려면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은행권은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가 2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정부 보증으로 상대적으로 채권 금리가 낮은 국책은행은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자금 확보에 나섰다.

    KDB산업은행의 Hi 입출금통장은 100만원 이상 정기예금에 연 3.6% 금리를 제공한다. IBK기업은행은 중금채를 활용한 1석7조 정기예금에 3.62% 이자를 지급한다. 3.2~3.3% 수준의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다. 또 별도의 우대금리 기준이 없어 신규 소비자 진입이 용이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는 금융 소비자 뿐 아니라 은행들에게도 고통스러운 문제"라며 "은행들의 영업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대출금리는 더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