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252.6%로 올 들어 22.7%p ↓코로나19 재확산·금리 인상 등 변수 산적하반기 시장수요 맞춰 탄력적 공급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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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이 상반기 호실적에 힘입어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반기는 항공업계 여객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전망돼 여객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며 내실경영에 주력할 방침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2분기 매출은 3조33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0.3% 늘었고, 영업이익은 273.7% 급증한 7359억원을 달성했다. 고유가·고환율 악재에도 여객수요의 점진적 회복과 화물사업 선전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우선 여객사업 매출이 8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세 진과 함께 주요 국가의 대내외 입국규정이 완화하는 등에 해외 여행수요가 회복된 효과다. 이에 대한항공의 2분기 여객 공급과 수송량이 전년 대비 각각 39.7%, 244% 증가한 가운데 여객 탑승률(L/F)도 1년 전 32.5%에서 80%로 급증했다.

    화물 매출은 2조17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자동차·반도체·전자 설비·부품 등 기반 수요에 진단 키트 등 코로나19 프로젝트성 품목이 효자 역할을 했다. 대한항공의 2분기 화물 수송량은 1년 전 86%에는 못 미치지만 82.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실적 성과는 재무건전성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대한항공의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52.6%로 지난해 말 275.4% 대비 22.7%p 낮아졌고,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46.2%에서 41.7%로 4.5%p 개선됐다. 2019년 부채비율이 813.9%, 차입금의존도가 61.7%에 달했던 점에 비춰 재무부담이 크게 완화했다.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도 올 들어 1조원 이상 늘어 4조7796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현금성자산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조2000억원 안팎을 유지하다 2021년 3조7420억원으로 급증 이후 올 들어 4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실적 성장세는 하반기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금리 상승 및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여객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화물사업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발 생산 정상화 지연 등 대외 변수로 밸리 카고(여객기 화물칸) 증가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화물 업황은 여전히 대단히 호황이지만, 정점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선진국 유통업체의 재고 축소 움직임과 항만 정체 완화, 여객기 운항 재개에 따른 가용 화물칸 증가 등으로 항공사들의 적재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9월까지 국제선 수송 능력을 2019년 대비 50%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과 해외 현지 공항의 극심한 혼잡으로 공급력 증가가 쉽지 않은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 공급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휴가 시즌 돌입에도 불구하고 아·태 지역의 국제여객 회복이 느리고, 고물가·고금리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면서 “화물사업은 화물전용 고수익 전세기 위주로 운영하며 반도체, 자동차 부품 등 주력 수요 외에 신규 단발성 프로젝트를 유치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