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취업자 82.6만명↑… 증가폭 두달째 둔화60세이상이 절반 이상… 임시·일용직 감소세집중호우에 밥상물가 불안…금리인상 충격파 커지나
  • 일자리.ⓒ연합뉴스
    ▲ 일자리.ⓒ연합뉴스
    지난달 취업자수가 1년전과 비교해 82만명 넘게 늘었다. 하지만 증가폭은 두달 연속 둔화됐다. 또한 증가한 취업자 10명중 6명은 60세 이상이었다. 우리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40대는 7.4%에 불과했다. 특히 40대는 8개월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예년보다 이른 추석을 앞두고 불볕더위와 집중호우로 밥상물가가 불안한 상황이다. 설상가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내 매파(통화긴축 선호)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어 한국은행의 빅스텝(0.5%p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고용마저 둔화해 악재가 겹치는 모습이다.

    13일 통계청이 내놓은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이상 취업자는 284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82만6000명(3.0%) 증가했다. 7월만 떼어놓고 보면 2000년(103만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취업자수는 지난해 3월 이후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증가폭은 1월 113만5000명, 2월 103만7000명, 3월 83만1000명으로 둔화하다가 5월 93만5000명까지 반등했지만 이후 2개월째 둔화하는 모습이다.

    산업별로 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재원이 많이 투입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3만명), 정보통신업(9만5000명) 등에서 주로 증가했다. 우리 산업의 중추이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도 17만6000명 늘었다. 2015년 11월(18만2000명)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반도체 수급개선과 수출호조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부터 고용허가대상 외국인노동자가 고용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서 관련 통계에 추가된 것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은 5만4000명 증가했다. 6월(2만8000명) 증가폭이 주춤하다 다시 반등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며 대면 소비가 살아난 영향으로 보인다.

    공공행정, 국방·사회보장행정은 6만8000명 늘었다. 증가폭이 5월(9만9000명)과 6월(8만명)에 이어 감소세다. 정부 일자리 사업 축소로 공공행정 분야 감소 폭이 확대됐다.

    반면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취업자가 늘었던 협회·단체, 수리·기타개인서비스업(-2만3000명)과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2만5000명), 금융·보험업(-2만1000명) 등은 감소했다.
  • 노인 일자리.ⓒ뉴데일리DB
    ▲ 노인 일자리.ⓒ뉴데일리DB
    나이별로는 60세 이상(47만9000명)과 50대(19만4000명), 20대(9만5000명), 30대(6만2000명)에서 늘었다. 올 1월 2만2000명 증가하며 23개월 만에 감소세를 멈췄던 30대 일자리는 7개월 연속 증가했다. 증가폭도 컸다. 다만 40대(-1000명)는 줄었다. 지난해 11월(-2만7000명) 이후 8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여전히 노인 일자리가 증가를 견인했다. 지난달 증가 폭의 58.0%를 60세 이상에서 차지했다. 늘어난 취업자 10명 중 6명 가까이가 60세 이상이라는 얘기다. 우리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40대 비중은 7.4%에 그쳤다.

    30·40대 고용 회복이 더딘 것은 '인구 감소' 때문만은 아니다. 인구가 1년 전보다 줄어든 20대(-15만6000명)와 30대(-12만6000명)·40대(-7만5000명)의 고용률(인구 대비 취업자 수의 비중) 증가를 보면 20대 2.9%포인트(p), 30대 2.2%p, 40대 0.7%p로 30·40대 고용률 증가가 20대보다 상대적으로 더디다. 30·40대가 주로 풀타임 일자리를 원하고,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전산보조 등 단기 아르바이트성 공공일자리를 공급해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만2000명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1%로 지난해보다 2.0%p 올랐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89만5000명(6.0%) 늘었다. 반면 임시근로자는 5만2000명(-1.1%), 일용근로자는 7만7000명(-6.1%) 각각 줄었다. 임시근로자는 지난 6월 16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선 뒤 2개월째 줄었다. 일용근로자는 1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감소폭은 4월(-11만7000명)부터 둔화하고 있다.

    골목상권 고용불균형은 여전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가 7만8000명 증가했지만,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4만9000명 늘었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지난해 12월 3년여만에 반등한 이후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증가폭은 전달(12만1000명)보다 줄었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증가폭은 전달(6000명)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통상 전일제 근무로 간주하는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2206만6000명으로 91만4000명 늘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97만2000명으로 1만8000명 감소했다. 주당 1~17시간 단시간 근로자는 218만9000명으로 8000명(-0.4%) 줄었다.

    직장은 있지만 잠재적 실업자로 분류되는 '일시 휴직자'는 43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9000명(-13.7%)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는 2931만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74만3000명(2.6%)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594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57만5000명(-3.5%) 줄었다. 17개월째 감소했다.

    최근 1년이내 구직 경험이 있고 취업을 원하지만 노동시장의 사유로 일자리를 못구한 구직단념자는 44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8만8000명 감소했다.

    지난달 실업자수는 83만6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만4000명(-9.1%) 줄었다. 올 들어 감소폭이 매달 20만∼40만명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감소폭은 다소 축소됐다. 실업률도 2.9%로 0.3%p 내렸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19.7%를 보였다. 1년 전보다 3.0%p 하락했는데도 5명 중 1명꼴로 실업인 상태다.
  • 물가.ⓒ뉴데일리DB
    ▲ 물가.ⓒ뉴데일리DB
    불볕더위와 장마에 이어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밥상물가가 불안한 실정이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다. IMF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8개월만에 가장 높다. 특히 7월엔 채소류(25.9%)가 급등하는 등 식탁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올해 추석은 예년보다 일러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설상가상 입추가 지나 들이닥친 집중호우로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

    미 연준은 견조한 고용지표를 근거로 다음달에도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실정이다. 자금 유출과 기대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한은이 다시 한번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다만 미국과 달리 우리 고용시장이 하반기 둔화할 것으로 보여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기재부는 6월 고용동향 발표 당시 "하반기부터 취업자 증가폭이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