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감염병 대비 후속 대규모 연구 동시에 방역체계 정비 준비작년 국내서 발견된 감악·대룡 바이러스, 중국 ‘랑야’와 유사사망 등 치명률 높지 않지만 면밀한 모니터링 중요
  • 송진원 고대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고려대의료원
    ▲ 송진원 고대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고려대의료원
    코로나19가 변이와 재유행을 거치는 등 전 세계가 신종 감염병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에서 유사한 구조의 인수공통 바이러스가 확인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산둥성 등지에서 신종 랑야헤니파바이러스(랑야바이러스)가 발견됐는데, 이미 작년 국내에서도 같은 속(genus)의 바이러스가 보고됐다는 연구가 나와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진원 고려대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지난해 국내 서식하고 있는 3종의 설치류 및 식충목류 동물에서 헤니파바이러스계열을 포함해 신종 파라믹소바이러스 4종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식충목 동물 우수리땃쥐, 작은땃쥐에서 신종 파라믹소바이러스를 각각 확인했고 그 이름을 감악바이러스(Gamak virus)와 대룡바이러스(Daeryong virus)라고 명명했다. 

    그는 “해당 두 바이러스가 최근 중국·싱가포르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한 랑야바이러스와 같은 숙주였고 유전자 분석상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즉, 국내에서 먼저 신종 바이러스가 발견됐고 이후 중국에서 인체 감염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송 교수에 따르면, 현재까지 중국에서는 랑야바이러스와 관련 총 26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사망에 이르는 사례는 없었지만 발열, 피로, 기침, 폐렴, 간부전 등 증상이 나타났다. 
      
    아직 치명적이거나 매우 심각한 질환을 일으킨다고 보고되지 않았지만 추후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송 교수는 “랑야바이러스 감염 사례에 비춰 국내에서 발견된 감악, 대룡바이러스도 인간에게 치명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단계”라면서도 “면밀한 대규모 후속 연구를 기반으로 어떤 식으로 전파되고 증상이 나타나는지 파악이 시급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로 힘든 국민에게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국내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인체감염을 일으켰다는 것은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방역당국은 철저히 이에 대한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