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역적자 255억 달러…8월 1~20일동안 102달러 적자 수출 주력품목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락…내년 전망도 어두워정부, 8월 말 종합대책 마련…수출유망산업 육성책 내놓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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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통상자원부 ⓒ연합뉴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만 225억달러로,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정부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며 수입액이 늘어난데 따른 적자로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밝혔지만 최근에는 수출 증가세가 한풀 꺾이면서 쌍둥이 적자(재정·경상수지 적자)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무역수지는 -47억3400만달러로 적자를 기록했다가 2월 8억9200만달러 반짝 흑자를 기록했다. 3월 -11억5000만달러, 4월 -24억7700만달러, 5월 -16억1400만달러, 6월 -16억1400만달러, 7월 -46억69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2월만 제외하고 올해 모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관세청이 발표한 8월1~20일 수출입실적(잠정치)을 살펴보면 무역수지가 -102억1700만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가 255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20일 동안에만 연간 누적 적자의 40%가 발생했다. 

    전월에 비해 이달 적자가 크게 발생한 것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도 한 몫 했지만, 이보다는 수출 증가세를 견인하던 반도체의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7.5%를 기록하고 대중국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1.2%로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액 중 2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수출 품목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우리나라 수출 증가를 이끌던 효자 품목이다. 

    더 큰 문제는 올 4분기와 내년에도 반도체 수출 전망이 밝지 않다는데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력 분야인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수요가 급감하며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메모리반도체 수요 정체가 지속돼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도 비상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이며 중국 입장에서는 우리나라가 3대 교역국으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30년 전 한·중 수교 이후 계속해서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대중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대중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중 수출 주력품목은 정밀기기와 정밀화학, 반도체 등이지만 중국의 기술력이 급성장하면서 우리나라 수출품을 차츰 자국의 생산품으로 대체하는 실정이다. 

    수출 부진에 환율까지 급등하며 우리나라 경제가 '쌍둥이 적자'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말 산업 경쟁력 강화와 에너지 수입 수요 안정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에는 우리 기업에 대한 물류와 금융 지원, 해외 마케팅 지원 등의 단기적인 지원책과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유망 산업을 육성하고 주력산업을 고도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망 안정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4일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6월부터는 수출 증가율도 한 자릿수로 낮아진데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엄중한 수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산업 현장에서 수렴한 수출업계의 건의와 애로사항을 최대한 반영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