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저점 대비 주가 62.7% 올라… 시총 1.6배 '껑충'화학·유통 본업 실적 회복에 신사업 기대감 반영인니·베트남 등 신사업 해외투자만 7조 이상 계획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
    롯데지주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그룹 본업으로 꼽히는 화학과 유통부문이 점차 턴어라운드 하고 있는데다 신사업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신동빈 회장이 사면 후 신사업 투자 관련 글로벌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가 상승세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롯데지주 주가는 4만14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올해 1월 말 저점 2만5600원과 비교하면 62.7% 오른 수준이다. 

    최근 롯데지주 주가는 고공행진하며 연일 52주 신고가 경신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2일, 23일 2거래일 연속 최고가를 경신하며 주당 4만원을 돌파했고, 30일과 31일에도 또 한차례 1년 중 최고가를 돌파하며 4만1000원대를 넘어섰다. 전날에는 장중 4만1650원까지 올랐으며, 그날 하루 거래된 롯데지주 주식만 131억원치를 넘어섰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지난 7월 26일부터 26거래일 연속 롯데지주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는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시가총액도 크게 뛰었다. 1월 저점 기준 2조6856억원에 불과했던 롯데지주의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4조3484억원까지 증가했다. 9개월 만에 시총이 1.6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주식시장 혹한기에 5대그룹(삼성·SK·현대차·LG·롯데) 지주사 가운데 주가가 상승한 곳은 롯데가 유일하다. 신 회장이 사면 후 투자 광폭행보에 나서면서 지주사 주가도 고공행진 하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롯데지주 주가 상승의 이유로 그룹 본업인 화학과 유통부문이 점차 턴어라운드 하고있는데다 신사업 기대감 높아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우선 올해 화학부문 실적은 양호한 수준이다. 2분기 롯데케미칼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5110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동기 대비 26.6% 증가한 수치다. 1분기를 포함하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2% 늘어난 11조973억원을 달성했다. 

    원료가격 상승과 수요 둔화로 영업익은 줄었지만 롯데정밀화학이 선방하며 롯데케미칼의 수익성을 만회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올 상반기 매출액 1조3386억원, 영업이익 2398억원을 기록해 그룹 내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비 168.53% 증가했다. 

    엔데믹으로 유통부문도 점차 회복세를 띄고 있다. 특히 롯데칠성의 연결편입 효과가 본격화했다. 롯데칠성은 음료와 주류의 판가 상승과 판매량이 증가하며 외형과 이익이 동반성장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또한 모두 영업익이 증가하며 직전분기의 부진을 만회했고, 롯데쇼핑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약 10배 가량 증가하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이에 힘입어 롯데지주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6250억원, 영업이익 281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6%, 영업이익은 126.2%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 바이오, 케미칼, 모빌리티 등 추진 중인 다양한 신사업도 주가 견인의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3개월여만에 롯데지주는 자회사 다수를 신설해 신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드러낸 바 있다. 

    올해 2월 1일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필두로 100% 자회사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해 실버타운 및 헬스케어플랫폼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며,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후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공장을 인수하며 바이오 위탁생산(CMO)사업 진출도 알렸다. 

    그룹의 신사업 4대 영역인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뉴라이프플랫폼 중심으로 추가 사업 추진도 기대된다. 지속가능성부분의 경우 롯데케미칼이 중심이 된 폐플라스틱 자본화, 그린암모니아 등 수소 관련 사업이, 모빌리티의 경우 전기차 충전과 스마트 시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의 사업이 추진 중이다. 

    특히 신 회장은 신사업과 관련해 미국, 베트남, 헝가리, 인니 등 해외투자에만 7조원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베트남을 직접 방문하는 등 불도저같은 실행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인도네시아 초대형 화학단지 건설에 5조원 정도로 가장 많고 이어 베트남 에코스마트시티 및 롯데몰 하노이 건설에 1조5000억원, 미국과 헝가리의 양극박 생산공장 건설에 각각 3300억원, 1100억원 등이다. 

    일각에서는 롯제지주 주가 상승이 자사주 소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앞서 롯데지주는 2018년 발행주식 총수의 10%에 달하는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시행한 바 있다. 경영 투명성 강화와 주주 이익 제고 약속을 이행한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였다. 

    시장에서는 신 회장이 사면에 따른 보답으로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나 매입 등 주주 환원에 나서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지주는 자사주를 32.5% 보유하고 있는데, 향후 이익소각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자회사들의 실적 회복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 배당수익률로 인해 배당 매력도 부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