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환경선언 잇는 '新환경경영전략' 마련...2030년까지 '7조' 투자막대한 전력 수요, 재생에너지로 전환 추진...초저전력 반도체 개발수자원 재활용 등 자원순환 극대화...2030년 DX부문 거쳐 2050년 DS·전자로 확대
  • ▲ 지난 1월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 지난 1월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얼마 전 삼성전자는 큰 결단을 내렸다. 세계 최대 IT 기업인 동시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곳이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포함한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삼성은 이를 담아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실천에 돌입한다.

    삼성은 이미 30년 전 '환경선언'을 통해 오늘날 환경경영전략의 밑바탕을 마련했다. 30년 전보다 사업 규모나 범위가 엄청나게 확대된 상황에서 삼성은 기존의 녹색경영비전에 더해 경영 패러다임 자체를 친환경으로 바꾸는 이번 신환경경영전략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전 세계 ICT 기업 중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기준 25.8TWh의 전력이 삼성에서 쓰였다. 삼성은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까지 전자산업의 전 영역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있어 전력 사용이 필수이고 그 양 또한 방대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게 쉽지 않고 아직은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이 좋지 않아 삼성이 도전에 나섰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삼성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바꿨을 때의 여파는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어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삼성은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오는 2030년까지 7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별개다.

    삼성이 이번에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면서 가장 최우선으로 꼽은 목표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DX부문이 우선적으로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먼저 달성하고 DS부문을 포함한 전사는 2050년 목표를 최대한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1700여만 톤의 탄소를 배출했고 탄소중립을 이루게 되면 그만큼의 탄소가 사라지게 된다. 이는 소나무 20억 그루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인 동시에 자동차 800만 대가 운행을 중단하는 효과를 낸다.

    삼성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직접배출을 줄이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탄소배출 저감시설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공정가스 처리효율을 대폭 개선할 신기술을 개발하고 처리시설을 반도체 생산라인에 확충한다.

    전력사용으로 발생하는 탄소 같은 간접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게 핵심이다. 우선 5년 내에 모든 해외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오는 2027년까지는 DX부문 국내외 사업장 모두에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매진할 예정이다.

    삼성이 개발하는 혁신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지구환경을 개선하는데 일조하는 것이라는 인식도 심을 수 있게 한다. 초저전력 반도체와 전력 사용량을 절감해주는 전자제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이 삼성의 제품을 사용할 때 더이상 지구에게 미안한 감정을 갖지 않도록 한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이 개발하는 초저전력 반도체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활용되면서 그 영향력을 더 확대해나갈 수 있다. 삼성의 글로벌 반도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공정 미세화와 저전력 설계 기술을 발전시켜나가는 것 자체가 환경을 위한 큰 발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제품을 만드는 순간부터 폐기하는 과정까지 자원순환을 극대화하는 프로젝트에도 돌입한다. 이를 위해 소재 재활용 기술과 제품 적용을 연구하는 조직인 '순환경제연구소'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미 스마트폰 신제품에는 플라스틱 부품 대신 재생레진을 적용해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을 재생레진으로 대체하는 작업에도 힘을 싣는다.

    삼성은 수자원을 재활용하는 일에도 진심이다. 특히 반도체 제조에 많은 수자원이 소모되는만큼 국내 사업장에서 '물 수취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현재 반도체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을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해 더이상 늘어나지 않게 한다. 취수 필요량을 줄이지 않으면 2030년에는 현재의 2배 수준의 물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를 포집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탄소포집연구소'도 신설됐다. 반도체업계에서 최초다. 삼성은 이 기술을 2030년 이후 반도체 제조시설에 적용하고 전사는 물론이고 협력사까지도 이 같은 기술을 제조시설에 적용할 수 있게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