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싸움에 5번의 전체회의 파행과기정통부·방통위 등 83개 기관 국감 진행증인채택 난항, 한상혁 방통위원장 리스크 파행 우려도
  •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가까스로 정상화 됐다. 여야의 기싸움에 두 달간 파행을 거듭했던 과방위가 산적한 현안들을 처리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국회 및 관계부처에 따르면 과방위는 지난 20일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을 여당 간사로 선임하면서 갈등을 일단락 했다. 앞서 과방위는 지난 7월 27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선출된 이후 5번의 전체회의가 파행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야당 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운영한다며 반발, 집단 불참하면서 '반쪽 회의'로 진행된 것. 이후 국감이 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파행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면서 여야가 극적인 합의를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과방위 안팎에서는 빠듯한 일정속에 산적한 과제를 준비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돈다. 과방위는 내달 4일부터 21일간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원안위 등 83개 기관에 대한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

    주요 ICT 과제로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추진 현황과 쟁점 ▲5G 28㎓ 기지국 구축 및 활용의 미흡 ▲미디어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범정부 디지털 거버넌스 ▲방송광고 네거티브 구제 체계 도입 ▲인앱결제 강행에 대한 대응 등이 꼽힌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 육성 정책의 실효성 ▲AI 기술 경쟁력 확보 정책 평가 ▲사물인터넷(IoT) 보안 강화 ▲보안시장 활성화 정책 ▲방송광고 네거티브 규제체계 도입 ▲미디어 콘텐츠 수익배분과 공정계약 ▲미디어콘텐츠 심의규제 ▲포털뉴스 규제정책 등이 국감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문제는 국감 증인 채택이 난항을 겪으면서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이다. 증인 채택의 경우 여야 간사의 협의를 통해 정해지지만, 거듭된 파행속에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인앱결제 강행 및 망 무임승차와 관련한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증인 채택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거취를 둘러싼 여야의 기싸움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등 여당은 전 정권의 '알박기 인사'에 불과하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임기를 끝까지 채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대립하고 있다. 한 위원장에 대한 여야의 갈등이 파행으로 번질될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과기정통부의 국감을 이틀에 걸쳐 진행하는 점에서도 여야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을 이틀에 걸쳐 진행하는 안을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기존대로 한 차례만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과방위 결산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이종호 장관에 대한 보복성 국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법을 다룰 2소위 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도 지속 중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과방위원장(민주당 정청래 의원) 체제에서는 여당이 정보방송통신법안소위(2소위)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형국이다.

    과방위 관계자는 "정상화가 어렵게 됐지만, 사실상 각종 변수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국감을 원할히 진행할 수 있을지 담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