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칸 라이언즈 서울 2022’ 마지막 연사로 나서‘작고 뾰족한 것들=대한민국과 문화’ 주제 강연“비주얼에 반응하는 시대 지나...‘브랜드의 생각’ 묻는 시대 왔다”
  • '밈(meme)'을 활용하거나 유명인을 내세운 광고가 넘쳐난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빠르게 각인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마음’은 어떻게 이끌어 낼 수 있을까.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는 광고에 ‘생각’을 담아내야만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박 대표는 23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칸 라이언즈 서울 2022'의 마지막 연사로 나서 “10만명에게 팔리는 브랜드보다 열광하는 10명을 가진 브랜드가 더욱 투자가치가 있다”며 “사람들은 비주얼과 캐릭터, 특이성 등에 반응하기 쉽지만 이제 시대는 ‘브랜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이노레드는 독립광고대행사로선 이례적으로 ‘2022 칸 라이언즈’에서 ‘실버 라이언’과 ‘브론즈 라이언’ 등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국내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던 매일유업 소화가 잘되는 우유의 ‘Greeting milk’ 캠페인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

     ‘Greeting milk’ 캠페인은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활동으로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광고에 브랜드의 ‘생각’을 담아내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박 대표의 신념을 담아낸 것이다. 

    박 대표는 “우리가 (광고를 만들 때) 정말 깊게 생각했나, 충분할 만큼 생각했나,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명분으로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쉬운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나 항상 고민한다”며 “생각이란 건 광고인들이 광고를 만드는 핵심과 굉장히 맞닿아 있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클라이언트들이 2~3주 만에 아이디어를 달라고 요청을 한다면 ‘우리에게 더 많이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명히 요청한다”며 “광고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알아채지 못한 채 만들었을 때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생각’의 가치를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인 워런버핏의 점심식사에 빗대어 역설했다. 

    워런버핏은 2000년부터 자신과의 점심식사를 경매로 진행했는데 사람들은 워런버핏과의 점심식사를 위해 20억원에서 30억원까지 지불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워런버핏이 올해를 끝으로 더 이상 점심식사 경매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그와의 마지막 식사는 256억원에 낙찰됐다. 

    박 대표는 “이게 바로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사람들은 워런버핏의 시간이 아닌 ‘생각’을 사는 거다. 한 번의 생각을 사기 위해 거금을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국제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BTS'가 미국 뉴욕 유엔(UN)에서 던졌던 화두를 거론하며 “Speak yourself, Love yourself(자신을 말하고, 사랑하라). 이 시대 젊은이들을 위로하고 이끌어가는 어젠다”라며 “UN은 BTS를 초대해 그들의 ‘생각’을 들었다. ‘생각’은 그렇게 큰 힘을 갖는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작고 뾰족한 것들의 시대가 올 것이며 ‘작고 뾰족한 것들’은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드라마 중에 1위가 수리남이고, 10위권 안에 한국 영화 또는 드라마가 무려 5개가 있다”며 “이것은 문화의 힘에서 태동하는 것으로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얼마나 뾰족해지고 있는지, 얼마나 워킹하고 있는지 모두 자각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