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은행 주담대 금리 7% 돌파 눈 앞, 美 연준 3차례 '자이언트 스텝' 영향'수도권 이어 서울까지' 집값 하락세로 전환, 대출자 '이중고'에 불안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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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 돌파를 눈 앞에 둘 정도로 높아지는데 집값 하락 폭이 확대되면서 대출로 집을 산 영끌족들이 '하우스푸어'에 내몰리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 23일 기준 4.38~6.829%까지 올랐다. 전날인 지난 22일 금리 상단은 6.6%였지만 하루 만에 0,2%포인트(p) 올라 7%에 근접했다.

    이처럼 국내 주담대 금리가 크게 오른데는 금융채(무보증, AAA)가 급등한 영향이다. 금융채 5년물은 4.679%까지 올라 1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이는 앞서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된 탓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또 한차례 인상했는데 이처럼 거듭된 금리인상으로 미국 금리 상단이 한국보다 0.75%p 높은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그만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신의 폭도 좁아졌다. 한은은 기존엔 금리를 0,25%p씩 올리는 '베이비 스텝'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3회 연속으로 단행하면서 여기에 추가 인상까지 예고해 한은도 빅 스텝 정도의 조치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이런 까닭에 금융권에선 시중은행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내 7%를 넘어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오는 11월과 12월에 남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분이 반영되면 연내 최대 8%까지 주담대 최고금리가 상승할 수도 있다.

    대출금리 급등으로 차주들의 부담도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금리 오름세가 본격화되기 전에 4억 원을 연 4%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 조건)로 빌린 경우 대출 초기 월이자 부담이 130만 원, 연간 기준으론 약 1560만 원이었다. 원리금은 원금을 합쳐 한달에 190만 원 정도였다.

    그런데 금리가 연 7%대로 오르면 월이자는 230만 원, 연간으론 약 2760만 원이 되고 원리금까지 합하면 매월 270만 원 가량을 갚아야 하는 셈이다. 예상대로 연말 경에 8%까지 금리가 오르면 월이자는 265만 원, 원리금은 294만 원으로 더 커진다.

    여기에 견고하게 상승세를 이어가던 집값이 하반기들어 본격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저면서 대출자들의 걱정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이미 수도권과 서울까지도 고점 대비 수억원 하락한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며 집값 마저 하락세가 굳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서 지난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9%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2012년 5월 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래 10년 4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도 0.17% 떨어져 9년 9개월 만에 낙폭이 가장 컸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상황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집값이 20% 정도 떨어지면 대출자가 부동산 같은 자산을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은의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이 올해 6월 말 수준에서 20% 떨어질 경우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정의 평균 부채 대비 총자산 배율은 4.5배에서 3.7배로, 부채 대비 순자산 배율은 3.5배에서 2.7배로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