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패닉, 곳곳에 상승 재료고신용자 5%, 상단 7% 돌파5% 금리로 4억 대출시 월 평균 215만원 내야
  • 시중은행 대출창구ⓒ연합뉴스
    ▲ 시중은행 대출창구ⓒ연합뉴스
    미국발 초강력 통화긴축에 국내 채권시장이 들끓고 있다. 단기 국채 금리는 4%를 돌파해 4.2%를 터치했고, 금융채는 4.6%를 넘어섰다.

    2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거래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199%로 마감했다. 5년물은 4.193%, 10년물은 4.112%로 각각 고시됐다.

    대표적인 단기채인 3년물은 지난 13일 3.62%에서 10일만에 15.8% 급등했다. 5년물 14.2%, 10년물 12.0% 대비 가파른 상승이다. 단기 국채 금리 상승은 금융채, 회사채 등 민간 채권금리를 끌어올려 시중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채(5년물) 금리는 4.641%로 10일만에 4.1%에서 껑충 뛰어올랐다. 금융채는 지난달 29일 처음 4%를 넘어선 이후 오름폭이 꺾이지 않고 있다. 올해 초 2.23% 대비 208% 폭증했다.

    5%대를 바라보는 금융채 금리는 한국은행이 연말 기준금리 3.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연말 4.4%, 내년 4.6%까지 인상한다는 연준위원들의 점도표가 공개되면서 한은도 인상폭을 높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연준의 연말 금리가 4.5%라면 한은도 3.5% 정도는 따라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제히 오른 채권금리에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5%대가 뉴노멀이 됐다.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최저 금리는 4.93~5.9% 수준이다. 가장 금리가 낮은 KB국민은행의 경우 기준금리 4.67%와 가산금리 1.96%, 우대금리 1.7%를 적용받을 수 있지만, 취약차주 금리할인 등 차주에 따라 취급불가한 우대금리가 포함돼 있어 사실상 5%대에 진입했다.

    대출금리 5%로 주담대 4억원을 빌려 30년 상환시 월 평균 원리금은 215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금리 인상에 즉각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비중도 78.1%로 높아 취약차주의 어려움은 더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1757조9000억원이다.

    채권시장 혼란은 한은의 빅스텝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국고채 3년물이 5년물과 10년물 금리를 추월하는 장단기 금리역전이 벌어진 만큼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 연준 역시 연말 기준금리 전망을 3.4%에서 4.4%로 1%p 상향하면서, 성장률 전망을 1.7%에서 0.2%로 대폭 낮췄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금리가 1%p 오르면 성장률은 0.2%p 하락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물가 정점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은이 2.6%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을 얼마나 낮출 의지가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물가안정에 방점을 찍겠다고 공언했지만, 성장률이 2% 이하로 축소되는 것을 방관하는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