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수요 부진, 증산 "없던 일로"… 관련 주 '폭락'TSMC, 최대 고객 악재 주가 2%대 하락… 내년까지 영향파운드리 경쟁 본격화 앞두고 삼성 기회요인… 둔화된 수요가 변수
  • 애플이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4'의 수요 부진으로 증산 계획을 접으면서 관련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이에 애플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 TSMC도 타격이 예상되는데 파운드리 시장에서 본격 경쟁을 앞둔 삼성에겐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14 수요가 예상 밖에 부진을 나타내며 하반기 중 제품을 추가 생산하기 위한 부품 발주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14 제품군 600만 대에 해당하는 부품 생산 계획이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아이폰 생산량은 유지될 전망이다. 이번 아이폰14 초기 판매에서 기본 아이폰14 판매량이 줄고 아이폰14 프로 판매량만 급격히 늘었다는 점을 감안해 주요 부품 공급사들이 프로 모델에 들어가는 부품 생산라인으로 급히 전환해 생산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주식시장에선 '애플쇼크'로 영향이 불가피한 주요 부품사들의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국내에선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이 전날 10.5% 급락한 주가로 마감했고 애플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 주가도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애플을 최대 고객으로 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도 악영향을 피해갈 순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TSMC도 애플의 증산 취소 계획이 알려지며 주가가 2% 넘게 빠지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예견됐다. 업계에선 TSMC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후반대로 알려졌다.

    TSMC는 이미 애플의 차기작인 '아이폰15'에도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한 상태라 이번 증산 취소 이슈가 오랜기간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존 예상보다 매출 전망을 낮출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앞으로 1년 간은 TSMC 매출에서 애플 후광이 비교적 덜 나타나는 시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TSMC와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3나노 공정 기술력을 기반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TSMC에 따라 붙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애플용 생산능력(capa)에 공백이 생긴  TSMC가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는데 나서게 되면 고객사 유치에 목 마른 삼성이 신규 고객사를 유치하기엔 더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뒤따른다.

    애플의 증산 취소로 파운드리 양대산맥이 점유율 차이를 좁힐 수 있는 기회는 마련됐지만 올 하반기 이후 파운드리 시장에도 침체 기운이 돌고 있어 힘겨운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와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스마트폰과 가전 등 IT 기기 수요가 줄고 이에 고객사 주문이 줄어든 파운드리업계에도 매출 증가율이 둔화되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 2분기에도 파운드리업계 상위 10개사의 매출이 전분기 대비 3.9%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해 대비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