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송 ‘피크아웃’·달러 초강세 악재 겹겹대한항공, 3분기 매출 확대 반면 이익폭 축소아시아나, 환차손 확대에 완전자본잠식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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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에도 거뜬했던 대형항공사(FSC)의 실적 성장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항공화물 업황의 피크아웃(고점 통과) 움직임과 함께 미 달러화가 초강세를 이어간 탓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6.4원 오른 달러당 1416.5원에 개장했다. 1분기 평균 1205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2분기 평균 1261원으로 더 올랐고, 3분기엔 평균 1395원으로 1998년 외환위기 수준까지 치솟으며 초강달러 현상을 지속하고 있다.

    강달러 현상은 항공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항공기 리스 부채 대부분이 외화부채로 구성된 데다 항공유류비, 영공 통과료 등 대금도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달러당 원화가치가 크게 하락, 항공사의 외화 지불 능력이 약화하는 구조다.

    화물운송 사업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고환율 여파에선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달러당 원화값이 10원 하락하면 약 35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284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각각 발생한다.

    앞서 2분기에도 환율이 크게 오르며 대한항공의 외화환산순손실은 1802억원으로 1분기 676억원보다 166.6% 증가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외화환산순손실액도 1분기 898억원에서 2분기 2747억원으로 206.1% 급증했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2분기 대비 10% 이상 오른 점에 비춰 3분기에는 외화평가손실 규모 확대와 함께 수익성 약화가 우려된다. 외화환산손실은 영업외비용으로 분류돼 항공사들의 순손익 규모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대한항공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추정치)는 매출 3조5227억원, 영업이익 5423억원, 당기순이익 3880억원이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1013억원 늘어나는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1980억원, 613억원 줄어든 수치다.

    세계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항공화물 업황이 피크아웃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항공화물 수송량 감소와 함께 국제선 운항 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실적 성장세도 둔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고환율 악재로 순이익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35억원 줄어든 960억원 규모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21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3분기에는 영업이익 축소와 함께 당기순손실폭이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3분기 외화환산손실 급증과 함께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6월 말 기준 자본총계는 2047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환차손에 따른 3분기 예상 순손실액은 2500억원 가량으로, 자본총계를 초과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원화 고정금리 차입을 늘리고, 환율 급등에 따른 헤징(분산)을 위해 파생상품 등을 이용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하반기 여객수요 회복으로 업황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오히려 환율 폭등으로 대규모 손실을 보게 생겼다”고 토로했다.